보수전문가들도 핵-남북관계 병행론 주장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에 대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부분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보수적인 전문가들 속에서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평화재단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 정부는 ‘비핵.개방.3000’이라는 정책 중에서 비핵이라는 전제조건을 구체적으로 다듬고 융통성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연구위원은 “2단계 합의의 이행,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 3단계 6자회담 진전 등 단계를 설정하고 단계별로 할 수 있는 정책과 미루어야 할 정책을 구분해 제시하는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며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합의사항’은 대승적으로 이행을 전제로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은 일방주의적 방식으로 구현할 수 없기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 “더 많은 융통성을 갖고 북한을 다룰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북측도 “우리 국민이 선택한 보수 스펙트럼의 정치지형을 ‘통제할 수 없는 현실’로 수용하고 상호 내정불간섭 원칙 속에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최근 미래전략연구원 토론회에서 자신이 “현재 방향만으로만 본다면 참여정부의 가치관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가치관에 동조하는 입장”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비핵은 비핵대로 추진하고, 개방은 개방대로 유도하고, 3천은 3천대로 경협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를 연계한 ‘비핵.개방.3000’의 수정을 제안했다.

그는 ‘비핵.개방.3000’이 아직 선언에 불과할 뿐이고 “핵을 폐기하고 개방하면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지만 그렇게 순차적으로 될 가능성은 없다”며 “정부도 순차적인 개념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니 병행할 것은 병행해야 한다”고 비핵과 남북관계의 병행 추진의 불가피성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북한의 국민소득을 1천달러로 추산하고 있다지만 자신은 훨씬 낮게 본다고 말하고 북한의 국민소득을 500달러로 보고 10년동안 3천달러로 만들어준다면 600%로 늘리는 것이어서 “거의 불가능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는 “통일부 업무보고의 1순위가 ‘비핵.개방.3000’이었는데 결국 향후 5년간 납득할 수준까지 비핵화가 안되면 제1의 국정과제가 시작도 못하는 것이 된다”며 이 구상을 “실제 이행하려면 문제가 많을 것인 만큼 연계와 전제가 아니라 포괄.단계론으로 변형시켜 9.19공동성명과 같은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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