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우파운동세력을 표방하는 청년 단체와 탈북자, 전문가, 대학생들이 집결해 지난달 출범한 한반도인권실현 네트워크(약칭 한인넷 : 공동대표 박창규, 김성민)는 2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북한인권문제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창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창규 대표는 인사말에서 “북한 내의 인권상황을 조사하고, 탈북자들의 증언과 국제사회의 지적을 검증하기 위해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번 방북 추진은 한인넷이 지금까지 국내외 북한인권운동이 소규모 사후 대응형식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공세(攻勢)적인 북한인권운동을 위한 한 형태로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관계자는 “방북 신청을 위해서는 북측의 초대장과 신변보호 약속이 필요한 데, 이러한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신청서는 허가를 낼 수 없다”고 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북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북한 당국과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국군포로가족모임 서영석 대표 |
격려사에 나선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인권문제는 이제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면서 “정통우파 청년단체들이 북한인권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서 친북좌익 세력을 타도하고 김정일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는 한인넷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민 <탈북자동지회> 회장과 서영석 <국군포로가족모임> 대표가 참석해 북한에서 겪은 인권참상을 증언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김성민 회장은 “북한에는 인권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아 주민들이 인권이 뭘 의미하는지도 남한에 와서야 알게 됐다”며 “정치와 언론이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에 침묵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발제에서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學) 연구센터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 억류된 포로가 1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베이징대학 연구센터가 국군포로가 총 2만 2천 명이 발생했고, 이 중 8,726명이 귀환하고 나머지 1만 9409명이 북한에 억류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현재 북한에 생존해있는 국군포로가 542명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 김성민 공동대표 |
북한에서 작가로 일했던 김성민 공동대표는 “인권이란 말을 남에서 처음 배웠다”면서 “북한 사전에는 없으며 주민들 삶 자체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독재통치 하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 행위를 하나하나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가인권위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던 <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도 한인넷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생 위원회 최재동(한양대 정치외교4)씨는 “지난 집회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다양한 전공과 재능에 맞게 업무를 분담한 결과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집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하거나 거론을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과 공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북한민주화운동 실천론을 발표한 이동호 <북한민주화포럼> 간사는 “친북세력은 북한이 정치적 고향인 만큼 북한 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들의 가장 약한 고리인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인도적인 차원에서나 운동 전술차원에서나 가장 적합한 실천”이라고 주장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