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격리·치료중이었는데 돌연 사망…다른 환자들 도주하기도

소식통 "당국, 고열 증세에도 사인 기저질환으로 판정...주민들 사이선 '코로나 때문' 소문"

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병동
북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병동. /사진=붉은별tv 유튜브 캡처

최근 평안남도에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사람들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당국은 이들의 사망원인을 결핵이나 간염 등 기저질환으로 판정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최근 들어 고열과 기침 등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의심 증세를 보이던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어났다”면서 “이번에 사망한 수십 명의 사람은 모두 결핵예방원과 평성시병원 간염병동에 격리돼 있었던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한 환자들은 기저질환으로 입원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집중 관리를 받다가 사망했다. 결핵예방원과 시(市)병원 간염병동은 모두 전염성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으로, 한 번 입원하면 자유의사로 퇴원하기 어려운 곳이다.

또한 각 병원은 사인(死因)을 지병인 결핵 또는 간염으로 서둘러 결론짓고, 관련자들에게는 사망자 발생에 대해 함구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갑자기 사망자가 급증하자,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다른 환자들이 공포감에 도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식통은 “집중 관리 대상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도 여기에 있다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병원을 집단 탈출했다”며 “이 때문에 병원과 당국에 비상이 걸렸었다”고 말했다.

이후 각 병원은 각종 질병이 지역사회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재빨리 도주한 환자들을 다시 격리 조치했다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요즘 정부도 무서워하는 코로나 비루스 때문이 아니겠냐”는 소문이 확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평안남도 보건당국도 지난달 말 부랴부랴 도(道) 전역의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사 결과 평안남도에만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여 자가 또는 의료기관에 격리된 사람이 15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자가 격리 중이며 증상이 심각한 일부만 격리 시설에 수용돼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 당국은 발열 등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경우 대체로 자가 격리 조치를 내리지만 일부 증상이 심하거나 해외에서 입국한 고위험자의 경우 국가가 지정한 시설에 격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