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할듯이 변하지않는 中 대북정책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직후 북한에 이례적으로 강력한 분노와 불만을 표시했던 중국은 결국 대북 유화정책 노선을 지속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결의안 도출이 진통을 겪고 있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 데서 중국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음이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기존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 북한의 해외 자산 및 금융계좌 동결 ▲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등을 추가한 새 결의안이 너무 강경하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중국은 북한을 너무 고립시켜서는 안 되며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러시아와 함께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자국의 충고를 무시하고 다시 핵실험을 한데 대한 분노를 표시하고 북한의 핵개발에 쐐기를 박기 위해 강경한 내용의 안보리 결의안에 최소한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간의 구체적인 전화 통화 내용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전화 통화를 통해 후 주석에게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베이징 당국은 북한의 핵개발과 보유를 저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脣亡齒寒)’ 관계인 북한을 너무 몰아붙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권을 와해시키는 데 앞장설 수는 없다는데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풀이했다.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소수의 관변 엘리트 학자들을 시켜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이 견해를 언론매체에 밝히도록 부분적인 백가쟁명(百家爭鳴)을 허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56년 ‘많은 학자나 논객이 거리낌 없이 자유로이 논쟁토록 허용하는 백가쟁명을 사회주의 문화 정책의 구호로 내걸었지만 실제로 정책 변화를 이뤄낸 적이 있느냐고 전문가들은 반문했다.

중국이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취했던 일련의 강경 조치에 대해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지난달 31일 “이는 안면을 완전히 바꾸는 ‘판롄(飜검<月+僉>)’이 아니고 잠시 다른 가면을 바꿔 보이는 ‘볜롄(變검<月+僉>: 쓰촨(四川)성의 전통 공연예술)이라고 이미 갈파했다.

중국의 대북 강경조치는 ‘화난 표정의 가면’을 하나 써본 것이지 실제로 북한에 완전히 안면을 바꾸는 정책 변화의 시작은 아니라는 분석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