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것은 없다‥밀어붙이는 美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적 여기자 2명이 석방된 5일 미국의 대북 압박 강도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석방 교섭을 위해 평양에 머무는 동안 참았던 북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자 석방으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북한이 진정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생각이 있으면 핵을 포기하고 일체의 도발행위를 중단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고위 인사와 백악관, 국무부 등 관련부처들이 이날 잇따라 내놓은 대북 언급의 요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 왔다”면서 “더 이상 핵무기들을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고 핵포기와 도발 중단이 관계개선의 조건임을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관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길은 북한이 스스로 참여했던 합의들과 책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4개월 넘게 억류해 왔던 여기자 2명을 북한이 석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관계는 표면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오바마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여기자 억류 문제와 현안인 북핵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겠다고 밝힌데서도 예견돼 왔다.

하지만 이날 확인된 오바마 정부의 입장은 일견 예상보다도 더 강했다.

방북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방북은 우리가 기대할 어떤 것도 아니다”라고 말해 북핵 문제에 대한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소식통은 “오바마-클린턴 팀이 간단하지 않다”면서 “대북 제재가 확실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그렇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바마 정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금 북한은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원칙 면에서 오히려 더 강경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후 어렵게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의 수위를 조금도 늦추지 않을 분위기다.

변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3시간이 넘게 만났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에 전할 방북 결과 보고다. 북한과 미국간 공동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했다고 북한은 이미 밝힌 상태다.

특히 김정일의 메시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두 전.현직 대통령이 조만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핵문제를 포함한 현안에 대해 김정일이 어떤 언급을 했는지, 어떤 생각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해질지에 따라 미국의 대응도 달라질 전망이다. 김정일이 내놓았을지도 모를 중대제안 여부도 관심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클린턴의 방북을 활용해 현 난국을 돌파하려고 하지만 지금 미국 조야의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면서 “쉽게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고, 현실적으로도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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