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사령관 “평화협정 맺어도 주한미군 주둔 필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11일(현지시각)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남북한 평화협정 이후에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대륙에 주둔하고 있는 유일한 미군 병력”이라면서 “미국은 21세기 뿐만 아니라 한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후에도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경제와 안보이익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에서 미군 주둔을 위해 상호이익과 공동가치에 기반을 둔 협력적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벨 사령관은 “정보당국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3~4기의 핵무기를 만드는데 충분한 무기급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확보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만약 북한이 HEU를 확보했다면 이는 영변 핵시설에서 추출한 플루토늄과는 별개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대체수단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 “북핵 6자회담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핵시설 불능화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군사장비와 탄도미사일 확산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동북아에서 안보를 유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주요 세력으로 남아 있다”면서 “내 판단으로는 북한은 경제적인 위기와 기본적인 외국원조에 따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계속 거부하고 장기적인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인 대화와 군사적인 대응력을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이 작년말까지로 돼 있는 핵무기와 프로그램, 핵확산활동에 대한 신고 마감시한을 지키지 않은 데서 분명히 확인된 것처럼 핵프로그램과 핵무기를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좌지우지하려는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이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오래되긴 해도 치명적 공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진배치된 재래식 무기와 더불어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벨 사령관은 이어 “한미동맹을 현대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양자관계의 사례”라고 평가한 뒤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으로 한국과 미국은 새로운 협력시대를 맞이할 것이며, 한미동맹은 앞으로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고 신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과 지속적인 관계와 협력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적극적인 관계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런 점이 미국이 남북한의 대화를 지지하고 남북 양자관계가 평화를 앞당기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6자회담 노력을 지원할 수 있다고 낙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벨 사령관은 주한미군도 유럽과 일본 주둔 미군과 마찬가지로 3년간 가족동반근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주한 미군의 가족동반근무는 이 지역에 미국의 깊은 관심과 신뢰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