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노동당 ‘北인권 저지원정대’ 지원

▲ 벨기에 노동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요 당직자 소개. 맨 왼쪽이 Luco Martens 당대표

통일연대가 이달 22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3차 북한인권대회를 저지하기 위해 ‘한반도평화원정대’라는 반미 시위대를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벨기에 노동당(Parti Travailiste Belge)이 현지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이 단체의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뤼셀 원정시위대를 조직하고 있는 통일연대 김성란 대외협력위원장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원정시위)행사 취지에 공감하니까 현지에서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경제적인 도움보다는 원정대가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지 숙박이나 체류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참가단원 개인이 준비하기 때문에 (벨기에 노동당)의 경제적 도움을 얻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시위대의 현지 운영에 참여하게 될 벨기에 노동당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당의 이념적 지향을 공산주의(communism)로 못박았다. 또한, 자신들도 공산주의자(communist)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서유럽 사회주의 성향의 정당들이 제 3의 길을 표방하며 ‘실용’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 브뤼셀 한국무역관의 2003년 보고서에 따르면, 벨기에 노동당은 국회의원(상•하원) 선거에 1인의 후보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지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5천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벨기에 노동당은 이러한 지지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

사실상 정상적인 정당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벨기에 언론계에서도 발언권이 없기 때문에 자체 사이트를 통해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KOTRA측은 밝혔다.

1994년 6월 평양에서 김일성과 함께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장을 만났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당시 접견 날짜까지 정확히 떠올리며 “그들의 이념적 정체는 스탈린주의로 보였다”면서 “민주주의적 사고를 가진 정당이라면 북한과 같은 나라와 적극적인 연대를 가질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그 사람들은 규모가 작고 영향력도 미미해 (북한당국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세상에는 별 사람들이 다 있는 법이니 그런 일을 한다고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벨기에 노동당은 2000년대 이후에 자체 홈페이지에 북한 관련 기사를 꾸준히 실어왔다. 이들은 2003년 7월 벨기에 공산당, 기독사회당, 사회당 등 정치적 색깔이 다른 47명의 벨기에 일행과 함께 북한을 다녀와 주최한 강연(conference)에서 “방북 중 우리는 주체성이 확립된 북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그들에게서 사회주의 사상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은 일도 많이 하지만 흥겹게 춤추고 노래하는 국민이다”면서 “일요일이면 가족과 함께 강변이나 묘향산 등에서 피크닉을 즐긴다”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협정 체결자 중 한 쪽이 계약을 위반하고 있는데 북한이 협정을 준수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 책임론을 주장한 바 있다.

브뤼셀대회 준비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파악하는 바로는 거의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관련 시위에 대처하기 위해 EU와 경찰측의 협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