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고지도자의 방북 의의와 전망

16일과 내달 14일 북한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행보는 최근의 한반도 화해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의 본격적인 개방 이후에 대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트남의 최고 지도자인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은 1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뒤 내달 14일부터 2박3일간은 한국을 방문한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북한 방문은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1957년 호찌민 당서기장 겸 주석이 김일성 주석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한 이후 5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고 한국 방문은 지난 1995년 ‘도이머이’정책으로 유명한 도 무어이 당서기장의 방문 이후 12년만이다.

마잉 서기장의 이번 평양 방문은 노무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요청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2001년 쩐 득 렁 베트남 주석의 한국 방문 이후 2004년과 지난해 11월 두차례나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인 공산당 서기장의 한국 방문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베트남으로서는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감안할 때 한국만을 방문하기가 부담이 돼 미뤄오다 최근 남북한이 화해 무드를 보이면서 남북 동시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방문에서 마잉 당서기장이 북한과 특별한 협력 방안에 합의하거나 놀라운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투자협력 등 기본적인 협력 방안에는 일종의 합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베트남은 알려진대로 현재까지는 특별한 투자교류가 없다.

지난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한 이후 한국은 베트남에 1천여건 이상을 투자해 국가별 투자순위 선두로 올라섰으나 북한은 호찌민시에 있는 식당 하나가 유일한 투자이고 교민 역시 공관원과 식당 관계자, 일부 유학생만 등 수십명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교민은 5만명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마잉 서기장은 방문 기간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주로 상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북한의 본격 개방 이후 세계적인 이머징 마켓이 될 북한에 베트남도 전통적 우호관계를 이용해 한몫을 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많은 외국 투자를 받아들여 급속한 경제발전을 해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맹방인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남북 2차 정상회담의 성사와 6자회담의 급진전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이 수교를 할 경우 북한은 베트남에 버금가는 투자 유망국이 될 것으로 예상돼 베트남의 투자대상국으로 꼽히고 있다.

마잉 서기장의 이번 방문에는 남북한간의 정상화를 위한 모종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으나 마잉 서기장의 이번 방문은 2차남북 정상회담에 뒤이어 이루어지고 있고 오는 28일 베트남을 방문하는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가 내달 서울을 방문해 총리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양국 지도자들의 평양과 서울 방문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해 이후 남북관계가 거론될 때마다 양국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고 유사한 인연을 갖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자주 밝혀왔다.

마잉 서기장의 이번 방문에서는 북한에 대한 지원도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은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수만t의 쌀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당초 더 많은 쌀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태풍 레키마의 피해로 지원량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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