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반(反)중국 시위 격화… 양국 관계 먹구름

베트남에서 반(反) 중국 시위가 격화될 조짐이 보인다. 지난 16일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300여명의 시위대는 하노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이 아시아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의 확대를 저지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다. 9일에도 200여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바 있다.

호찌민시에서도 100여명의 시위대들이 중국 총영사관 근처 공원에 결집해 같은 시위를 전개했다.

베트남의 반 중국 시위는 중국과 베트남이 얽힌 영토 분쟁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최근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Spratr, 중국명 난사<南沙>, 베트남명 황사) 군도와 파라셀(Parace, 시사<西沙>, 청사) 군도를 자신의 영토로 선언하였다.

스프래틀리 군도 분쟁은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 동남아 6개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다. 남중국해 남단의 약 73만 평방km의 해역과 약 100여 개의 작은 수면돌출물(섬, 암초)에 대해 자신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은 10개 섬, 베트남 24개 섬, 대만은 1개섬, 말레이시아는 6개 섬, 필리핀은 7개 섬 등을 점령하고 있으며 브루나이만이 병력을 배치하지 못한 채 대치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이미 1979년 국경분쟁으로 전쟁을 치렀으며 1988년에는 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충돌해 베트남군 50여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파라셀 군도 분쟁은 중국 하이난(海南)도 남쪽 336km, 베트남 동쪽 445km 지점에 위치하는 40여개 섬과 암초의 군도에 대한 중국과 베트남의 영유권 분쟁이다. 70년 동군도를 점령하고 있던 중국이 베트남으로부터 서군도마저 점령, 접수함으로써 양국 간 분쟁의 시발이 됐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 간의 신경전이 가열된 것은 올 4월로 거슬러 간다.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선거구를 설치하며 영국 석유기업인 BP사와의 천연가스 및 유전 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 같은 베트남의 조치에 중국 정부가 발끈했다. 지난 11월 하이난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파라셀 군도를 승격함과 아울러 파라셀, 스프래틀리, 맥클스필드(중사<中沙>) 군도를 통합, 관할하는 싼사(三沙)시를 신설, 중국 영토로 공식 편입해버렸다.

베트남은 지난 12월3일 중국의 싼사(三沙)시 신설에 강력 항의하며 중국이 베트남의 영토를 침범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양국이 해양의 쓸모 없는 섬과 암초들에 집착하는 것은 주변 해역의 풍부한 석유 및 천연가스, 어족 자원 때문이다. 또한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드넓은 해양을 지배함으로써 세계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베트남 대학생들의 시위는 베트남 국민의 민족주의 및 애국심과 결부돼 확산 일로에 있다.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베트남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의 우호관계는 공산주의 포기 이후 실용적 자본주의 수용 과정에서 더욱 돈독해져 갔다. 그러나 양보할 수 없는 해양의 영유권분쟁으로 인해 양국 관계의 갈등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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