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철수 베트남주재 북한 대사는 26일 연합뉴스와 만나 “김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마 대사는 “김 위원장이 연내 베트남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누가 김 위원장이 오신다고 하더냐”고 반문하고 “지난해 10월 농 득 마잉 서기장의 북한 방문 때 김위원장이 초청을 수락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아 그거야 수뇌부들끼리 늘 하는 대답이지. 그럼 초청하는데 뭐라고 대답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과 조선은 김일성 주석님의 베트남 방문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으나 국방위원장의 방문에 대한 계획은 아직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 대사는 또 이번 박의춘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 목적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한 뒤 이란에서 열리는 비동맹회의에 참가하기 전 시간이 남아 베트남을 들렀을 뿐 특별한 협의사항은 없다”고 말하고 “양국간 전통적 우호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특히 농업과 과학 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박 외무상의 방문에서 식량지원 문제가 거론될 것이냐는 질문에 “식량을 직접 지원받는 것보다 우리도 국내에서 식량을 증산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지금 국제 쌀값이 대폭 오른데다 베트남도 경제 위기를 맞고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쌀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식량지원 요청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 외무성에서 아시아 국장을 지낸 뒤 지난해 베트남 대사로 부임한 마 대사는 부친 역시 베트남 대사를 지낸 적이 있어 부자가 베트남 대사를 지낸 기록을 세웠으며 다른 북한 외교관들과는 달리 개방적이며 대외 친화력이 높고 베트남어에도 능통하다.
한편 박의춘 외무상은 26일 오후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예방한 데 이어 팜 쟈 키엠 부총리 겸 외교부장관과 양국간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외무상은 베트남의 정치,사회 안정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마잉 서기장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와 아세안평화조약에 서명한 것 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박 외무상은 27일 오후 중국을 거쳐 이란으로 가 비동맹회의에 참가할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