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푸 쭝 윁남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국가수반이라는 직책을 갖진 않았지만 응웬 서기장이 윁남의 실질적 최고지도자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사급외교관계 20년 만에 첫 정상회담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전쟁의 앙금을 털어내고 두 나라 관계가 새로운 협력 관계로 도약했음을 의미합니다. 응웬 서기장은 가장 중요한 건 두 나라가 적에서 친구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두 나라는 상호 존중에 기초해 건설적인 관계를 이뤄냈다고 화답했습니다.
윁남과 미국 관계가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타협이나 협력은 망하는 길이라며, 이를 격렬히 반대해 왔습니다. 오히려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과 맞섰습니다. 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고립을 스스로 자초해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친근한 동지라 철썩 같이 믿었던 중국과 로씨야마저 거리가 멀어졌고 투자를 받지 못해 경제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중국과 윁남은 이미 오래 전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꾸바도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나라도 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무너진 나라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국은 미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지금은 오히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윁남 역시 경제발전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있지만 미국의 식민지가 되거나 망하지도 않았습니다. 뒤늦게 꾸바가 미국과 관계개선에 동참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갔습니다. 동서 냉전도 이미 수십 년 전에 끝났습니다. 세계는 지금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해 함께 번영과 발전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벗어난 나라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북한과 미국은 이미 오래전인 65년 전에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그건 과거입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 수는 없습니다. 응웬 서기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회담에서 나온 ‘과거를 바꾸지는 못해도 미래는 정할 수 있다’는 말을 되새겨보길 바랍니다. 북한 당국이 지금과 같은 태도와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 역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이걸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