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7시간 비밀회동’ 전후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조기 재개 합의를 이끌어 낸 베이징(北京)에서의 3자회동은 중국의 끈질긴 막후 노력으로 이뤄졌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등 6자회담 북.중.미 수석대표는 31일 시내 모처에서 비밀리에 만나 7시간 동안 협상을 벌인 끝에 1년간 굳게 닫혔던 6자회담의 문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합의내용 발표 하루 뒤인 1일에도 북.중.미 3자 회동 전후 상황과 이들의 동선 등은 여전히 베일에 드리워져 있다. 그만큼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깜짝회동이었던 것이다.

현지 확인과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해 ‘7시간 비밀회동’의 전후를 재구성하면 이렇다.

회동은 중국측 주선으로 성사됐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주말 주중 미국대사관을 통해 3자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당시 남태평양 피지를 거쳐 호주에 머물고 있던 힐 차관보에게 회담을 갖도록 승인했다.

힐 차관보는 3자회동 하루 전인 지난 30일 베이징에 도착, 국제구락부 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우 부부장과 1차 접촉을 갖는다.

중국은 북한측에도 같은 방식으로 연락을 취했다. 북한과는 지난달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의 특사 방문으로 대체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측의 3자회동 수락 의사를 전하는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계관 부상은 31일 아침 고려항공을 통해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언론은 이날 공항귀빈통로를 빠져 나오는 김 부상을 목격했지만 그가 3자회동을 위해 온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김 부상은 대기하고 있던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검정색 벤츠 차량을 타고 회동장소인 모처로 이동했다.

관측통들은 3자회동 장소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1년여의 교착을 깨고 4차 6자회담 개최 합의를 이뤄낸 3자 비밀회동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었다.

이들은 현지 시각 오전 11시께부터 머리를 맞댔고 점심식사도 함께 했다. 때로는 우 부부장이 자리를 비켜준 가운데 김 부상과 힐 차관보가 양자 회담을 갖기도 했다.

우 부부장과 힐 차관보가 먼저 만난 뒤 3자가 점심식사를 함께 했고, 이어 북미 양자접촉을 갖고 난 후 3자가 다시 회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중국 외교부는 북미 양측으로부터 6자회담 조기 재개 의사를 확인한 뒤 이날 오후 6시를 조금 넘은 시각 관련 당사국들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오후 7시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김계관 부상은 북한대사관으로 향했고, 힐 차관보는 미국대사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자회담 재개 합의와 관련된 미국측 입장을 밝혔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