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합의문에 숨겨진 의미 11가지

워싱턴 포스트는 25일 제4차 6자회담에서 타결된 6개항의 원칙 합의문(공동 성명)에 북한과 미국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남았거나, 감춰진 의미를 담고 있는 11가지 부분을 적시했다.

이 신문은 외교 전문기자 글렌 케슬러의 말을 인용, 북핵 합의문은 “이견을 숨기거나 중대한 문제들을 뒤로 미루기 위한 언어들이 사용되는 외교의 고전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첫번째, 포스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넓게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6자는 상호 존중과 평등의 정신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토론을 벌였다』는 합의문 서문의 ‘상호 존중과 평등의 정신’과 관련,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과 대등하다고 주장해왔으며, 이에대해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혐오하는 사람이 리더인 나라를 존중할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두번째, 합의문 제1항의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 부분은 북한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 한국 핵우산에도 해당되는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한국의 설비에 대해서도 상호적인 검사를 요구할 여지를 갖고 있다는 것.

세번째, 역시 같은 제1항의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무기 프로그램들의 포기 약속’은 모든 핵시설의 ‘해체’라는 미국의 목표와는 다른 것이다. ‘포기’는 ‘완전한 해체’에 못미치는 그 어떤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졌음을 시인하길 요구해왔으나, 결국 ‘프로그램들’이라는 복수로 표기하는 정도로 수용했다.

네번째,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사가 없다’는 부분은 모호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이 또한 타협물이다. 북한은 ‘안전 보장’을 원했으나 미국은 ‘모든 옵션’을 포기하지 않았다. 또 미국은 북한이 바라는 ‘적대 의사가 없다’는 표현을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했다. 따라서 북한은 여전히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3개국중 하나이다.

다섯번째, ‘1992년 비핵화 공동선언의 준수및 이행’ 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으로 미국을 위해 뒷문을 열어둔 것이다. 또한 ‘이행’이라는 것은 북한이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가졌음을 명백히 시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섯번째 ‘북한의 핵에너지 이용권’은 부시 행정부가 나머지 다른 5개국의 반대에 밀려 북한은 핵 이용권을 가질 수 없다는 오랜 주장을 접은 것이다. ‘적당한 시점에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한다’는 부분의 ‘적당한 시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경수로’를 언급한 것은 백악관으로서는 삼키기 어려운 ‘쓴 약’과도 같다. 왜냐면 ‘경수로’라는 말은 공화당이 조롱하는 1994년 클린턴 행정부때 제네바 합의의 메아리 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일곱번째, 제2항에서 북-일 관계와 관련,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남은 현안들을 해결한다’는 부분은 북한이 오래전에 납치한 일본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고백하기 전까지는 북-일 두 나라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여덟번째, 제3항의 ‘미국은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부분은 미국이 양보한 것이다. 과거 미국은 “북한의 에너지 수요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고 만 말해왔다.

아홉번째, ‘한국은 북한에 200만kw 전력을 제공하는 2005년 7월12일의 제안을 재확인했다’는 부분은 한국이 북한을 감당하기 위해 가장 큰 몫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가격은 15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열번째, 제5항의 ‘6자는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서 단계적인 방식으로 앞서 언급한 합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율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는 부분은 애매모호하다. 누가 먼저 조치를 취하고 그것이 어떤 조치일 것이냐를 놓고 합의가 안됐기 때문에 “만일 한쪽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면 다른 쪽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막연한 개념에만 합의했다. 북한은 이와관련, 경수로가 나중이 아니라 조기 제공되길 바라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지막 열한번째로 제6항의 ‘제5차 6자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말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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