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국영사관서 탈북자 10여명 집단이탈”

주(駐)중 한국총영사관에서 한국행을 위해 수년간 대기해오던 탈북자 10여 명이 지난달 집단이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북한인권국제활동가연대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에서 생활해오던 탈북자들이 지난달 19일 영사관 측에 요청해 집단으로 영사관을 떠났다.


이들 탈북자는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가까이 영사관에서 생활해온 이들로, 탈북자가 자진해 영사관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가연대 측은 “당시 중국을 찾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군포로 가족을 먼저 조기송환하기로 중국과 합의한 일이 있다”며 “7∼8개월밖에 안 된 탈북 국군포로 가족들이 먼저 한국으로 간다는 소식에 허탈해하며 이탈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을 예방하고 최근 탈북한 국군포로 가족 5명의 조기송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활동가연대 측은 “영사관을 떠난 탈북자 중 여성 4명은 태국에 밀입국해 경찰에 체포된 뒤 현재 이민국수용소에 있다”며 “이들은 함께 영사관을 이탈한 탈북자가 10여 명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직 국경을 넘지 못한 나머지 탈북자는 중국 공안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가연대 측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신변보호 대책 없이 영사관을 이탈하도록 놔둔 것은 의사를 존중한 게 아니라 방치한 것”이라며 “금주중 인권침해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00년대 중반까지 탈북자들의 집단출국을 허용해왔으나 2007년부터는 매주 1∼2명에 대해서만 한국행을 허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4월20일 기사에서 중국 내 한국영사관 4곳에 머무는 탈북자가 30명이 넘는데, 근 4년 간 대기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살을 기도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과거에는 한국영사관에 들어간 탈북자 중 절반 정도는 한국에 왔는데 점점 그 비율이 떨어져 최근에는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탈북자 집단이탈에 대해 외교부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사실관계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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