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인공기 휘날리자”

“강국 조선의 체육인답게 올림픽 무대에서 전 세계에 인공기를 휘날리자”

북한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위치한 ’안골체육촌’. 남한의 태릉선수촌에 해당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캠프다.

축구장인 안골경기장과 탁구.유도.역도 경기관, 수영장, 양궁경기장 등 10개 시설마다 선수들의 땀과 열기로 가득 찼다.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은 부대시설인 체육인 식당과 피로회복관, 한증탕을 찾아 휴식을 취한다.

다친 선수는 체육과학원을 찾아 의사와 물리치료사, 안마사 등 ’팀 닥터’에게 치료받는다.
베이징 올림픽을 1년여 앞둔 북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은 이렇지 않을까.

북한은 내년 대회에 “온 나라가 주목하고 기대하는 경기에서 꼭 공화국 깃발을 날리겠다”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올림픽에는 지난 1972년 독일 뮌헨대회 이후 8번째 도전이다.

북한 조선올림픽위원회 문재덕 위원장이 지난 1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밝힌 베이징올림픽 참가 목표 종목은 축구, 유도, 레슬링, 권투, 사격, 역도 등 20개 종목.

북한은 참가 선수 숫자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10개 종목 32명,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9개 종목 75명의 선수를 보냈던 점에 비춰 역대 최대 규모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인접국인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규모 선수단 이동을 위한 항공료 부담도 적은 편이다.

북한 체육지도위원회는 올림픽을 포함해 국제 체육대회가 열릴 때마다 “조선이 정치, 군사의 측면에서 강국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만큼 체육인들도 조국의 영예를 떨치는 기회가 되도록 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해왔다.

북한은 우방인 중국의 수도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을 국제무대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계기로 잡고 다양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선 올해부터 평양체육관과 빙상관, 창광원 수영장, 양각도 축구경기장 등에서 종목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자격 경기’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은 아예 “올림픽 경기대회 준비를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간주하고 16개 종목에 162명의 선수를 보내 실전 경험을 쌓도록 했다고 당시 조선중앙TV는 리선호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서기장의 말을 전했었다.

축구대표팀은 이달 1∼5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U-22 4개국 토너먼트대회에 출전하면서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은둔의 팀’으로 불렸던 북한이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거쳐 각 종목 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안골체육촌’에 입소해 합숙 훈련을 벌이게 되며 통상 올림픽 개막 보름전 개최지로 들어가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북한은 베이징 대회의 ’목표 등수’를 아직 내놓고 있지 않지만 “무조건 이기고 김정일 장군과 인민들에게 기쁨을 드리자”는 것이 조선올림픽위원회의 각오라고 최근 조선신보는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16위를 차지해 최고 성적을 거둔 이후 96년 애틀랜타 대회 33위, 2000년 시드니대회 60위, 2004년 아테네대회 37위를 기록해 주춤한 상태다.

1995년 대량 아사사태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치다가 2004년 다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1974∼2004년 7차례 걸쳐 올림픽에 출전해 따낸 메달 수(하계 기준)는 금 8, 은 11, 동 16 등 모두 35개.

베이징 대회선 역시 세계적인 유도 스타로 자리매김한 계순희(28) 선수가 북한 대표팀의 금메달 사냥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유술녀왕(유도여왕)’으로 불리는 계순희는 결혼 직후인 지난해 3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유도 감독인 남편과 “마음을 합쳐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쟁취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28회 아테네올림픽 복싱 57㎏급 은메달 리스트인 김성국(26)도 베이징 대회에서는 ’금메달 환향’하겠다는 게 목표.
김성국은 북한내 57㎏급에서는 ’맞수’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두 체급을 올린 64㎏급에서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조에서는 강윤미(20)가 메달 유망주다.

2005년 마카오에서 열린 제4회 동아시아경기대회 여자 안마종목에서 월등한 기량으로 우승한 그는 지난해부터 언론과 인터뷰에서 “목표는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져왔다.

단체전에서는 단연 ’아시아 최강’인 여자축구팀이 금메달에 도전해볼 수 있는 실력이다.

북한 여자축구는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거머쥔 강호로, 지난해 7월 여자월드컵 일본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리은숙 등이 나설 경우 전 세계를 바짝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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