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진징이 교수 “긴 터널 나왔다”

북핵 6자회담은 13일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 합의문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마침내 긴 터널을 빠져 나왔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빈 말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라고 중국의 한 한반도문제 전문가가 평가했다.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인 진징이(金景一) 교수(국제정치학)는 “북한이 1단계로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 복귀를 약속하고 2단계로 모든 현존 핵시설의 ‘불능화조치’를 수용한 것은 실질적으로 북핵 폐기가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다른 참가국이 단계별로 에너지 및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한 것도 결과적으로 동시행동 원칙의 이행으로 보아야 하며, 특히 ‘북.미 관계정상화’ 워킹그룹을 구성,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에 아주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문 도출 과정을 보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은 물론 북핵문제에서 제네바합의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나선 미국의 태도도 매우 중요했고, 특히 ‘역사상 가장 양호한 중.미관계’도 일정한 촉진작용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의 태도에 대해, 진 교수는 “북한이 자국의 목적을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면서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청산하고 자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설정해 주기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되는 길을 미국이 막고 있다고 생각해 왔으나 미국의 적대시정책 포기와 정상적인 관계 설정 등의 목적이 실현되고 안보위협이 사라지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 교수는 전망했다.

진 교수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통해 다른 5개국과 합의를 본 이유에 대해 “짧게는 전력난 등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진 것, 길게는 미국의 자국에 대한 관계개선의 문호를 열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한 반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9.19 공동성명이 원칙을 내세운 것이라면 이번 합의는 각 참가국이 이행해야 할 구체적 행동을 명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제네바합의 때와는 달리 6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모처럼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앞으로 구성될 5개 워킹그룹에 ‘동북아 평화안보체제’가 포함되고, 공동성명 이행 확인과 동북아안보협력 증진방안 모색을 위한 6개국 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핵문제를 매개로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구축이 논의되는 등 동북아의 제반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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