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용산사태 원인은 ‘화염병'”…농성자 전원 ‘유죄’

재판부가 지난 1월 발생한 ‘용산사태’ 당시 건물을 불법 점거하고 화염병을 투척했던 농성자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논란이 됐던 화재발생 원인에 대해서도 ‘화염병’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한양석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용산참사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농성자 9명 중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이 모 씨 등 2명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김 모 씨 등 5명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했다.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인정된 조 모 씨 등 2명에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판결문은 “아무리 절박해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공무집행 중인 경찰을 향해 위험한 화염병을 던진 것은 국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위로 법치국가에서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무리한 진압이 참사를 불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강대로변 건물에 무단 침입해 행인들을 위협하는 위험한 농성을 벌이는 농성자들을 신속하게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특공대를 조기에 투입한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인정했다.

최대 쟁점인 ‘화재원인’에 대해서도 판결문은 “농성자들이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는 경찰관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현장 검증 당시 망루 계단 부분에 유리 파편이 녹아 붙어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검찰 측은 “불법점거와 화염병 시위”가 ‘용산사태’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농성자 측은 “경찰의 과잉진압이 원인”이라며 대립해 왔다. 때문에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일단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두고 언론 등은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일보는 “철거민들의 주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법원의 판시를 비판한 반면, 조선·동아·중앙일보는 “용산사태의 원인은 화염병”이라는 재판부의 판결을 부각시키면서 “불법폭력 시위에 경종을 울린 판시”라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3면 <참사책임 농성자에…경찰엔 면죄부>라는 기사에서 “경찰특공대원들 가운데 누구도 화재 당시 화염병을 목격한 사람이 없는데 피고인들에게 화재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경향 역시 6면 <검찰 주장 다 들어주고 ‘약자 절규’엔 귀 막아>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압방식 등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봤다. 약자의 권리를 외면한 판결이라는 비판 속에 유족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향은 사설에서도 <용산참사 본질을 외면한 법원 판결>에서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검찰처럼 용산참사의 본질을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좇은 결과”라며 “용산참사는 정부가 공권력으로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동아·조선·중앙일보는 1면에 ‘화염병 투척이 용산사태의 원인’이라는 법원 판결을 제목으로 뽑으며 판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앙은 사설에서 <공무집행 경찰에 위험물질 투척은 용납될 수 없다>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불법폭력 시위를 해도 극렬하게 버티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나 관행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지표명”이라고 평가했다.

동아도 사설에서 “우리 사회에는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극렬 투쟁을 벌이다 사고가 나면 ‘폭력 경찰’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상식에 반하는 ‘떼법’으로 밀어붙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번 판결은 유사한 사건들에 대한 건전한 상식에 바탕을 둔 원칙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불법폭력과 떼법에 끌려다니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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