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북파공작원 전사통지 지연 배상”

국가가 북파공작원의 전사 사실을 유족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다면 이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임채웅 부장판사)는 15일 북한에 침투했다가 사망한 이모씨의 어머니 권모(97)씨와 권씨의 여동생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4억4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육군 방첩부대 군무원이었던 이씨는 1967년 11월 부대의 공작 계획에 따라 북한 지역에 침투했다가 다음해 전사했다.

부대 측은 이씨를 북파하기 전에 신원조회를 위해 가족을 방문했지만 이후 이씨의 소식을 30년 가량 가족에게 전하지 않았다.

권씨 등은 2005년 8월 이씨가 방첩부대에 근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국군기무사령부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군은 2007년 2월에 이르러서야 그가 30년 전에 전사했다는 사망확인서를 발급했다.

이후 권씨는 지난해 보훈청에서 이씨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유공자라는 사실을 인정받았지만 “국가가 적법한 절차 없이 개인을 북파한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며 전사 사실 통보가 지연돼 유족 연금 등을 받을 기회를 상실했고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북파 자체가 위법은 아니라고 봤지만, 이씨의 사망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사 사실이 밝혀진 즉시 유족에게 알리고 후속 조처를 할 의무가 있는데 통지가 지연돼 필요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됐고 이씨의 생사를 알지 못해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이 인정된다”며 “재산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법이나 국가유공자 연금 등 혜택을 받지 못한 데 따른 배상금과 지연손해금 3억4천여만 원과 위자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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