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북한판 동의보감’ 독점권 불인정

국내 출판업자가 북한에서 완역된 ‘동의보감’의 저작권과 출판권을 갖고 있다며 유사 번역본을 펴낸 경쟁업자를 상대로 권리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주기동 부장판사)는 Y출판사 대표 이모씨가 “내가 북한으로부터 저작권을 넘겨받은 동의보감을 베껴 펴냈다”며 B출판사 대표 김모씨와 한의대 교수 등 2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씨의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허준의 동의보감을 번역한 북한판 동의보감의 저작권자는 북한의 보건부동의원(현 고려의학과학원: 국가과학원 산하 연구기관)이고 원고가 저작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단지 출판사에 불과해 원고의 저작권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 주장처럼 북한판 동의보감의 독점 출판권을 설정받았는지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아주겠다’고 제의해서북한으로부터 손배소송을 위임받은 것은 신탁법상 금지된 ‘소송 목적의 신탁’에 해당해 무효이므로 독점 출판권 주장도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헌법 제3조는 북한 지역도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선언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효력은 북한에도 미친다”며 국내 저작권법과 신탁법 규정에 어긋나는 원고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법 9조에는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자는 해당 법인이라고 , 신탁법 7조에는 수탁자로 하여금 소송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탁은 무효라고 각각 규정돼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