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후보들 `평화대통령’ 경쟁

경선의 공정성 시비를 둘러싼 이전투구에 함몰돼온 범여권 대선후보들이 모처럼 ‘평화이슈’로 시선을 돌렸다.

남북 정상의 ‘10.4 공동선언’ 발표로 평화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자 서로 ‘준비된 평화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대통합민주신당의 이해찬(李海瓚) 후보는 직접 국회 브리핑룸에 나와 공동선언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고,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통일부 장관 재직시절의 개성공단 추진이 결실로 이어졌다는 점을, 손학규(孫鶴圭) 후보는 ‘햇볕정책의 계승자’라는 점을 각각 강조하며 평화대통령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애썼다.

손 후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민족 공동번영의 든든한 초석이자 남과 북이 하나됨으로 발전하는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민족공동 번영시대를 열어 통일의 기반을 닦아나가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는 이어 “정치입문 이후 일관되게 대북 햇볕정책을 지지해왔고 지난 5월 평양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와 남북정상의 평화 의지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 채택의 필요성을 역설했었다”며 “이번 공동선언에 본인이 제안한 주요내용과 취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개인적으로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도 논평을 내고 “10.4 합의는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한반도시대의 집약적 표현”이라며 “2000년 정상회담에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란 한 점(點)이 이제 철도라는 선(線)을 통해 2007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라는 면(面)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과거 통일부장관 시절 9.19 합의를 이끌어내고 개성공단을 만들었던 당사자로서 오늘 10.4 합의를 접하면서 가슴벅찬 환희를 느낀다”며 “허허벌판으로 남아있던 개성지역에 공단을 만드는 실천적 추진력이 이제 해주공단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결실을 맺고 있다”고 자신의 역할론을 거듭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발표된 공동선언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종전선언을 위한 당사국 회의를 한반도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특사자격으로 방중, 당시 장쩌민 주석(江澤民)과 탕자쉬엔(唐家璇) 외교부장을 만나 다자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작년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북한, 미국, 중국 등을 방문해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지난 3월 북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지난 6월 제주평화포럼때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평화체제 구축 등의 주요 의제를 제안한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측 장전형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에 지장이 없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고 NLL 문제는 유엔군 사령관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제 후보측 이기훈 대변인은 “경제협력, 군축분야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하고 크게 환영한다”며 “다만 납북자, 국군포로 등 인권현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범여권 ‘장외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남북한 공동의 경제적 번영을 위한 실질적 진전에 초점을 두고 남북한 군사적 충돌요소를 방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며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위대한 발걸음’을 성큼 내디딘 두 정상께 박수를 보낸다”고 논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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