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계륵’ 정동영…부활할 수 있을까?

대선출마 공식 선언한 정동영 전 의장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범여권의 유력 예비주자로 거론돼 왔던 정 전 의장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포용과 통합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열매를 따고 국민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중도의 길이야말로 세대갈등, 지역갈등 등 분열과 투쟁을 넘어 모두 함께 걸어갈 수 있는 탄탄한 중앙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라며 “독재정권 대통령의 딸도 아니고 대기업의 이권과 정보를 이용해 수천억의 재산을 축적한 사업가도 아니다”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어 “21세기의 주역은 토목공사 시대의 주역과는 달라야 한다. 대운하, 페리 같은 건설투자, 물적 투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두 주자를 비난했다.

그는 ‘중산층 4천만 시대’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 ‘중용과 포용의 정치’ 등 ‘3중(中)론’을 토대로 “중(中)통령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또 “2020년까지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고 대륙경제 시대를 열겠다”면서 “차기 정부 출범 직후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중간의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해 미∙북수교, 미∙일수교가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고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체제의 틀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 전 의장은 한번의 좌절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두 번째로, 당시 새천년민주당 경선을 완주해 노무현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범여권 통합 주도 어려워

정 전 의장이 경선패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먼저 정 전 의장은 대통합 과정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한때 열린당 의장까지 역임한 최대 계파의 수장까지 역임했만, 참여정부와 열린당의 국정실패 책임에 따른 범여권의 몰락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한 마디로 ‘계륵(鷄肋)’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의 손 전 지사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범여권으로서는 정 전 의장 카드를 마냥 외면할 수 없다. 정 전 의장을 ‘배제’ 대상으로 지목했던 통합민주당도 전날 정 전 의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전 의장에게는 2~3%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또 ‘민심’과 ‘지지세 결속력’에서 손 전 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이를 극복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과 여당 의장을 지낸 만큼 ‘참여정부 실패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을 주장하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만큼 자신의 공과(功過)를 우선 밝히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 측 김현미 의원은 “정 전 의장은 평화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가진 인물이고, 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거치며 풍부한 국정 경험도 쌓았다”면서 “경선 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최다 득표율을 보이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정 전 의장이 이번 출마선언을 계기로 ‘대통합과 후보단일화’을 주도해 ‘계륵’ 간판을 떼고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