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先 통합-後 후보선출 사실상 어렵다”

손학규 김근태 정동영

빈사 상태의 범여권에게 ‘대통합’과 ‘대선 단일후보 선출’은 정국 돌파구 마련을 위한 선결조건이다.

범여권은 통합정당-단일후보 선출을 지향한다. 그러나 정파간 주도권 다툼으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이 몇 달 안 남은 상황에서 정당간 대통합은 사실상 어렵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높게 점치고 있다.

현재까지 20여 명의 주자가 출마를 선언했지만, 상당수는 다음 총선을 겨냥한 이름 알리기 차원이어서 후보 단일화에는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경선에 돌입하면 군소 후보들은 ‘지지 후보’를 밝히고 도중 하차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후 몇 후보로 압축되면서 경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경선을 벌이려면 아직은 산넘어 산이다.

◆‘대선주자 연석회의’ 시작…통합민주당 반대=지금까지는 대선주자간 연결고리를 톡톡히 하고 있는 김근태 열린당 전 의장의 ‘대통합과 후보단일화’ 목표로 추진되는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주목된다.

이미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천정배 의원 등이 합류를 선언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2일 ‘향우회’ ‘반상회’라는 용어를 동원하며 반대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국정실패 책임자들이 임시방편으로 모이는 열린당 향우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의 영입과 정대철 고문을 비롯한 열린당 탈당세력 영입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상천 대표는 2일 “중도개혁주의 노선에 동의하는 손 전 지사, 정 전 의장이 통합민주당 후보경선에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先 정당통합 後 후보선출…“사실상 어렵다”=정치권에서는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해 ‘先 정당통합 後 후보선출’과 ‘대선용 임시정당 창당 후 단일후보’ ‘각 정파간 후보선출 후 단일화 추진’ 안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범여권은 ‘先 통합 後 후보선출’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속 의원 104명 중 78.8%인 82명이 이 방안을 지지했다. 열린당과 탈당파의 대다수와 통합민주당의 과반 이상이 이 안을 지지했다.

‘각 정파가 후보 선출 후 단일화 추진’은 8명, ‘임시정당 창당 후 단일후보 선출’에는 11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先 정당통합 後 후보선출’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소통합’을 추진한 통합민주당은 ‘친노세력 배제’를 분명히 밝히고 있고 열린당과 탈당파 들은 정파를 가리지 않는 통합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선책도 거론된다. ‘대통합’을 주장하는 열린당과 탈당파들은 대통합 정당을 추구한 뒤 안되면 임시정당을 만들어 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의견이고, 통합민주당 측은 대통합을 통한 단일화가 안될 경우 가을 이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 지역 자릿수에 따른 ‘손익계산’에 분주한 정당간 이견차도 심각해 통합을 통한 단일화는 더욱 어려워진다.

정치컨설팅업체 ‘민(MIN)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선 이후 곧바로 총선이 직면한 상황에서 수요공급이 맞지 않아 정당간 통합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 =이처럼 범여권 통합과 단일후보 도출까지는 곳곳에 암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일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범여권이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48.4%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해 ‘가능할 것’(37.9%)이라는 전망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 상황에선 후보간 이견차로 경선에 돌입하더라도 ‘경선 룰’ 등을 세부사항을 확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범여권 내 지지율 1위인 손 전 지사 측은 일반 국민의 참여비율을 확대해 당심보다 민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해찬 전 총리는 당심을 철저히 반영할 것을 주문한다.

박상천 대표는 “하나의 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7월 오픈프라이머리를 위한 ‘경선 룰’을 만들어야 하는 데 이는 어렵다”면서 “현 상황에선 대선 후보들이 각자 약진하면서 이후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여권은 대선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대선 결과는 내년 총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여권 정당간 대통합은 힘들지라도 ‘후보 단일화’만큼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높다.

열린당 사수를 통한 친노 세력의 독자 참여 가능성과 통합민주당과 열린당 해체 세력의 단일화 추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단일화가 범여권 생명줄을 쥐고 있는 만큼 실패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 다수의 의견이다.

‘대선’이라는 큰 파도를 앞에 두고 범여권이 시간에 쫓기고는 있지만 후보 단일화만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제정파들의 의지가 강해 올 대선에서도 1대 1의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은 일단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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