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해상 탈북자 ‘자유·민주·인권’ 고함

▲ 탈북자 일가족 4명이 1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

북한을 탈출해 지난 2일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우라(深浦)항에 도착해 한국망명을 요청해온 탈북가족 4명이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올해 들어 지난 4월 서해 연평도를 통해 귀순한 탈북자 4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해상탈출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가족 중 한 명은 탈북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유, 민주, 인권”이라고 대답했다. 자유를 찾아 낡은 목선 한 척에 목숨을 의지하고 떠난 모험의 성공을 알리는 일성(一聲)이다.

일부에서는 ‘돌출행동’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제 3국을 경유하지 않고 북한에서 일본으로 직행한 탈북자들의 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옹호 주장이 표현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미 북한 내에서 ‘자유, 민주, 인권’의 의미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일본에 입국한 첫날부터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도 힘들고, 자유와 인권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들의 탈북 결행이 결코 생계문제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생계형 탈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최근 탈북 동기가 생계에만 한정되지 않고 ‘자유’를 찾기 위한 정치적 동기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치적 동기에 따른 탈북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사회의 정보를 꾸준히 접하고, 그 정보를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눈’이 생겼다는 말이다.

북-중 무역이 늘어나면서 북한에 비해 수십 배 잘 사는 중국이 눈에 들어오고, 남한의 발전상이 속속 전해지면서 더는 ‘조선이 인민의 낙원’이란 말은 통용되기 힘들어졌다.

또한 북-중 국경지역으로 유입된 남한 드라마 CD가 자유의식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탈북한 청진출신 교사였던 김철준(가명)씨는 “웬만한 청진사람들은 남한 드라마를 다 보기 때문에 자유를 갈구하는 마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근래 탈북자들의 해상탈출을 분석해보면 대북라디오 청취가 한몫 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2006년 연평도를 통해 입국한 인민무력부 외화벌이 지도원 출신 한 탈북자는 “나는 10년 동안 한국방송을 들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몰래 밀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입국 탈북자의 ‘자유, 민주, 인권’ 일성은 북한 내에서 ‘자유, 민주, 인권’의 의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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