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前부의장 통일운동 빙자 간첩행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9일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정치권 및 재야 동향 등 국가기밀을 북한에 보고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전 부의장 강순정(76)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1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북한 공작원과 128차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재야단체 내부 동향과 각종 선거 동향 등 국가기밀 16건을 포함해 133종 329점의 문건 등을 북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2년 10월부터 작년 7월까지 북한으로부터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식 비디오 테이프 등 31건의 문건 등을 전달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는 2003년 초 `의정부 여중생 사망 사고 화보집’을 북한에 보내 일부 사진이 노동신문에 4차례 게재되도록 했으며 `국방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는 문건에선 우리나라 국방예산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1996년 간첩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1998년 형집행 정지로 풀려난 강씨는 형집행 정지 기간에도 범민련 등의 반미 활동에 깊이 관여하면서 재야단체 동향 등을 북한에 수시로 전달했다.

북한은 강씨에 내린 지령에서 “이적단체인 범민련보다 통일연대 등을 활용하고 진보정당으로 하여금 국민에게 거부감이 약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선전하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또 ▲ 평택 미군 기지 이전 반대 ▲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범민련 새 지도구 구성 추진 ▲ 8.15 행사 평양 개최 여건 마련 등 지령을 내리기도 했으며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조선ㆍ동아일보 반대시위를 전개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북한은 특히 2003년 6월에는 온건파였던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을 비판하면서 강씨를 의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미국의 친북사이트 및 국내 재야 단체 사이트를 통해 국내 정세를 분석해 보고하는 등 당국의 추적을 피해 국내 정세를 보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의 본질은 강씨가 통일운동을 빙자해 자신이 관여한 재야단체의 활동 내용과 국가기밀을 북에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강씨에게 지령을 내린 캐나다 거주 간첩 강모씨와 일본 거주 간첩 박모씨 등 관련자에 대해 내사를 계속할 방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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