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은 무슨?…9일간 노역으로 납북자문제 항의할 것”

▲ 17일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들어가기 앞서 가족들과 함께 납북자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데일리NK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57) 대표가 2007년 6월 남북장관급회담 장소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데에 대한 ‘50만원 벌금형’을 거부하고 ‘9일간 구치소 노역장’을 선택했다.

최성용 대표는 17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퍼주기로 일관했던 지난 정부와 비전향 장기수를 받고도 납북자를 돌려보내지 않는 북한 당국에 우리 납북가족들의 아픔을 호소하기 위해 평화적인 항의를 했었다”며 “정부가 죄를 물으면 받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구치소를 택하지만, 이 과정이 납북자 가족의 아픔이 전달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어 “(벌금 50만원은) 빚이라도 내서 만들 수 있는 돈이고, 남북자 가족들이 돈을 모아 마련할 수도 있었지만, (노역장을 선택한 것은) 납북자 문제를 외면해선 안된다는 차원의 항의”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2007년 6월 1일 피랍탈북인권연대 황인철 씨 등 납북자 가족 4명과 함께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장소에 차를 타고 진입, 납북자 및 국군포로 생사확인과 송환을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바 있다.

당시 최 대표는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고,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됐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이에 불복, 정식 재판까지 청구하며 법정투쟁을 벌였지만 끝내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조차도 부당하다며 25일까지 9일 동안 영등포구치소에서 노역장을 선택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국군포로 한만택 씨의 조카며느리인 심정옥 씨는 “2004년 12월 삼촌이 탈북했지만,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 북송됐다”며 “그동안 수없이 우리 정부에 국군포로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어 당시 북측 대표들에게 가족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회담장으로 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 씨는 “힘없고 약한 우리 가족들은 항상 움츠리면서 소극적으로 정부에 호소해야만 하느냐”며 가족들의 애절한 호소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루 빨리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온 몸으로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과 소망을 전하고자 하는 최 대표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