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북 6자회담 복귀표명시 美北회담 가능”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 대사는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확실한 의사를 표현한다면 6자회담이 열리기 이전에도 양자회담을 열어서 여러 가지 미북간의 현안을 토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주한 미,일,중,러 주변 4개국 초청 간담회에 참가한 버시바우 대사는 이같이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현재 그러한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유감이다”고 강조했다고 배석한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그동안 미국은 6자회담 내에서 양자회담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으나, 6자회담이 열리기 전에 미국이 북한과 양자회담을 가질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인 반응에 유감의 뜻을 표시한 반면 닝푸쿠이 주한 중국 대사와 글레브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움직임을 의식한 듯 미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버시바우 미국 대사는 “김영남 상임위 의장의 쿠바에서의 ‘미국의 제재모자를 쓰고는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볼 때 복귀할 의사가 강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하며 “북이 또 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미사일 발사와 유엔 결안안을 채택 이후에도 상당히 신중하게 대처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북이 응해오지 않는 것 아니냐”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편, 4개국 대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식’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윈칙을 확인한 점을 높이 평가, 관련국이 6자회담 재개에 노력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밝혔다.

닝 대사는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등이 미국의 국내법 준수에 관련된 것임이 틀림없는데, 이런 돌파구를 찾아내려면, 미국은 미국대로 자국의 국내법 준수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한편, 북한 체면도 고려하는 방안들을 미국이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시마 주한 일본대사는 “한반도 평화에 있어 9월19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방북 4주년인 9월17일도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일본은 9.17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으나 현재 북일회담에 진전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근태 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잘못 돼 유엔결의안이 채택됐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를 과장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6자회담이긴 하지만 한반도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부탁한다”며 “특히 이번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포괄적 해결방안에 대해 다른 국가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