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北차기정권, 金부자 우상화 포기할 수도…”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는 “건강이 나빠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승계하는 북한 정권은 김일성 부자에 대한 우상화를 버리고 정치·경제적 내부 개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5일(현시기각) 미국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이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는 외부세계에 오히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RFA가 보도했다.

그는 또한 “현재로서는 김정일 의원장이 언젠가 사망한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만큼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 북한을 둘러싼 모든 급변사태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간 이견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을 한다는 측면에서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차이가 없다”며 “오히려 노무현 정부나 김대중 정부 아래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수 없을 만큼 한미 양국간 정책 공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무기를 보유하던가,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 정부는 ‘통미봉남’ 정책이 북한의 이익만 해치고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시바우 대사는 재임기간 발생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 “당시 한국 국민들의 반감 탓에 나와 내 아내는 거의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시피 했다”며 “외교관 생활 중 가장 기이하고 당황스런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강연해서 노무현 전 한국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5년 11월 경주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1시간 넘게 논쟁을 벌였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노 대통령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데 대해서 크게 우려했고, 양국 정상은 이 문제를 놓고 1시간 넘게 심한 논쟁을 벌였다”며 “결국 당시 경주 한미정상회담은 역사상 최악의 한미 정상회담으로 기록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