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군정 ‘민주화 진압’ 간주…강온 양면 전술中

버마 군사정권이 강온 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군사정권은 버마의 옛 수도이며 최대 도시인 양곤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를 완화하고 인터넷 사용도 재개했다.

14일 확성기를 단 관제 차량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제한되었던 통금 시간을 오후 11시∼오전 3시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통금 시간 변경은 시위가 격화되던 지난 25일 실시 후 최초 개시된 것이다.

인터넷 사용도 13일 오후부터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PC방도 다시 문을 열었다.

군사정권은 민주화 요구를 완전히 진압하는데 성공했다고 믿고 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한편으론 주동자 색출과 검거를 지속하고 있다. 무차별 가택 수색도 계속되고 있다.

13일 버마의 최근 상황을 발표한 국제앰네스티(AI)는 버마 군사정권이 이날 오전에도 반정부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재야 인사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버마 민주화 시위를 주동했던 ’88세대 학생’ 단체의 흐타이 키웨와 아웅 흐투, 틴틴 아예, 코 코 기이 등이 양곤에서 체포됐다며 “군사정권이 이들에 대한 고문과 학대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시위 세력 단속, 통금 시간 변경…양면 전술

버마 군정의 강온 전술은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미얀마 비난 성명’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 버마 군사정권의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비난하고 모든 정치범의 조기석방 및 군정과 민주화 진영 간의 진정한 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15개국 만장일치로 공식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저지하는데 폭력이 사용된 것을 강력히 개탄하고 지난 2일 채택된 유엔 인권위원회 결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안보리의 ‘미얀마 비난 성명’은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해 모든 정치범은 물론 이번 시위로 인한 수감자의 조기 석방을 촉구하고, 버마 군정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모든 정파가 사태의 진화 및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그 같은 노력을 위해 유엔의 이스마일 감바리 특사와 적극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안보리 성명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제시했던 초안에 기초하였으나 애초의 수위에서 많이 낮아졌다. 초안은 ‘미얀마 사태’를 ‘규탄한다'(condemn)고 밝히는 등 강경한 어조를 유지하였으나 중국의 반대로 ‘개탄한다'(deplore)는 수준의 수정안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중국이 버마 군정에 대한 수위 높은 압박과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미국과 서방은 버마 군정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원하고 있으며 군정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효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안보리 성명과 때를 같이 해 “유엔 안보리의 요구를 환영한다”며 버마 군정을 향한 성명의 내용을 수용할 것을 재차 촉구하였다. 미 상원 외교위도 버마 군정을 압박하기 위한 무기금수와 군정 지도자의 형사 재판소 제소와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마 군정은 이 같은 유엔 안보리 성명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상응한 변화 조치를 무시하고 있다. 13일에는 양곤 시내에서 대규모 반제 시위를 개최해 정치범 석방을 거부하며 유엔 안보리 성명을 비난하는 ‘맞불’을 펼쳤다. 유엔 안보리 성명을 의식하면서도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버마 군정의 강온 양면술은 시위 세력에 대한 단속은 강화하되 시민들에겐 통금 시간 변경 및 인터넷 해제와 같은 약간의 유화책을 펼치는 것으로 민주화 시위 사태를 희석하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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