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진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으로 활동 중인 백진현 서울대 교수는 10일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정부는 북한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정부는 북한에 국가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법행위를 통해 피해를 끼치고도 사과도 안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남북 관계를 냉정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백 교수와 일문일답.

—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나.

▲ 모든 국가는 국제하천을 이용함에 있어 다른 국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국제재판소의 일관된 판례이자 국제관습법으로 성립된 내용이다. 우리 국민 6명의 인명피해를 가져온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정부는 북한에 국가책임을 물어야 한다.

— 국가책임을 지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는지.

▲ 국제법 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했으니까 국가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원상회복이나 손해배상, 사죄, 재발방지의 확약과 보장 등이 있다. 그 중 원상회복은 이미 사람이 사망했으니까 힘들 것이고 이론적으로는 사과나 재발방지, 가해자 처벌, 진상 해명, 손해배상 등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은 외교채널을 통해 이런 문제를 제기해서 당국간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지만 북한이 꿈쩍도 하지 않을 테니 현실적으로는 힘들 수 있다.

— 국제재판소에 제소할 수는 없나.

▲ 북한이 사죄나 재발방지 약속 등을 하지 않는다면 국제기구나 국제재판소 등 제3자를 통한 분쟁해결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다만,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경우 당사자(남.북한)가 합의해야 하고 그전에 (북한의) 국내 구제절차도 거쳐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복잡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처럼 제3자를 통한 해결도 어렵게 된다면 유일하게 남는 것은 대응조치(countermeasure)다.

— 대응조치가 무엇이며 어떤 조치가 가능한가.

▲ 다른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국이 취하는 위법한 조치로,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위법성이 조각(阻却)되는 조치를 말한다. 우리가 대북원조를 많이 해 왔더라면 원조 중단과 같은 보복(retortion) 등의 대응조치가 가능했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고, 그렇다고 댐을 폭격하는 복구(復仇.reprisal)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상 대응조치도 선택 수단이 많지 않다. 이처럼 답답한 상황 자체가 남북 관계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해서 불법행위를 통해 손해를 끼치고도 사과도 안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부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남북 관계를 냉정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하지 말고 지금 당장 대응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북한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 때에라도 과거의 나쁜 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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