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 황인보다 환경파괴율 높다” 해괴한 주장

▲ 산을 다락밭으로 만들어 황폐화된
북한의 민둥산<출처:연합>

<노동신문>은 3월 28일자 ‘무지막지한 환경파괴행위’ 제하의 글을 통해 “남한의 생태환경 파괴의 원인은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미군기지의 즉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자의 개인 필명으로 된 이 글은 “미제 침략군이 강점하고 있는 남조선은 환경파괴 범죄의 대박물관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남조선의 곳곳에 널려져 있는 미군기지들이 바로 남조선 인민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환경파괴범죄의 근원”이라고 비난했다.

미군 축출의 두 개 전선, 두 가지 전략

<노동신문>은 누구나 6개월 정도만 읽으면 그 다음부터는 기사를 끝까지 읽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너무나 판에 박은 듯한 기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그 대표적인 주제다.

북한 주민들에게 날조된 반미 맹인(盲人)교육을 시켜 반미사상으로 무장시키고, 남한의 반미세력들에게는 영향을 불어넣자는 것이 북한 선전매체의 오래된 수법이다.

북한은 반미투쟁을 두 개의 전선에서, 두 가지 전략으로 편성하려고 하고 있다.

하나는 북한 주민들에게 미국이 일방적으로 나쁘다는 적대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심어주어 이른바 ‘미국과의 최종결판 역량’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한의 반미세력에게 힘을 실어줘 한반도 유사시 미군 축출의 플러스 효과를 보려고 한다. 남한의 이른바 ‘진보역량’에 주동적인 기대는 못 걸더라도 최소한 중립적인 태도라도 끌어내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조적으로나마 이용하려는 것이다. 레닌이 말한 ‘쓸모 있는 바보들’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현재 남한에는 진짜 ‘쓸모 있는 바보들’이 너무 많다. 북한에서 ‘쓸모 있는 바보들’ 첫 번째 단체는 6.25 전쟁 시기 남로당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반미세력이 주류가 돼 미국을 축출하는 데까지 향후 20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현재의 잠재적인 반미역량이 자라서 제 손으로 미군을 몰아내는 시기까지를 일컫는 말이다.

백인이 황인보다 환경파괴율이 높다?

<노동신문>은 게다가 ‘백인이 황인보다 환경파괴율이 높다’는 둥 별 해괴한 논리까지 끌어다 주한미군 철수에 갖다 붙여놓고 있다.

사실 김정일 정권이 ‘환경파괴’ 운운하는 것은 소가 자다가도 웃을 일이다. 북한의 산은 금강산 등 무조건 보존해야 하는 산을 제외하면 거의 민둥산이다. 조림사업이 전혀 안 되어 있다. 그러고도 환경파괴니 하며 떠드는 것은 정말 가소로운 일이다.

북한의 산은 모두 벌거벗고, 강에는 물고기가 종적을 감출 위기에 처해있다. 도시와 공단의 명확한 구분이 없어 도시 한가운데 큰 공장들이 들어앉아 아침이면 굴뚝에서 매캐한 연기를 뿜고, 연탄재와 가스분진들로 거리와 아파트가 시커멓게 변한다. 남한은 도시와 공업지구가 정확히 분리되어 있어 도시 가운데서 연기를 뿜는 굴뚝은 사실상 없다.

북한은 도시에 자동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신의주나, 함흥에 가보면 도시에 매캐한 가스와 탄재가 날려 공해가 심하다. 평균 수명만 봐도 그렇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발표(2004. 9.15)에 따르면 남한은 여성이 79.3세, 남자는 71.8세로 세계 27위를 차지하고, 북한은 여성이 66세, 남자가 60.5세로 세계 97위다.

이는 공식적인 통계일 뿐 실질적인 수명은 이보다 훨씬 못미칠 것이다. 북한 당국이 95-97년 대아사 기간 중의 통계는 제출하지 않았을 것은 보지 않아도 너무나 뻔하다.

북한에는 ‘개는 짖어도 마차는 나간다’는 말이 있다.

노동당 중앙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전형적인 김정일의 ‘개’다. 주민들에게 거짓말이나 하고, 남한의 이른바 ‘진보세력’을 속여서 ‘쓸모 있는 바보들’로 만드려고 수작을 부리지만 개는 짖어도 대한민국 마차는 오늘도 잘 나가고 있다.

한영진(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