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요셉 “임수경 사과 진정성 느껴지지 않아”

탈북자 백요셉(28·사진) 씨는 임수경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의 ‘근본도 없는 탈북자XX’ ‘변절자’ 발언으로 모욕을 당하고 울분을 토하다 급기야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올려 임 의원의 사과를 이끌어 냈다. 2일부터 언론과 인터넷에서 임 의원 발언 내용이 큰 관심을 끌며 정치권에선 ‘민주당 종북 논란’으로도 비화됐다.


데일리NK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 의원 폭언 내용을 올린 후 신문 인터뷰를 자제해왔던 백 씨와 4일 오후 홍대역 근처 탈북청년인권연대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백 씨와 나눈 일문일답.


-술 자리에서 겪은 억울한 일을 SNS에 털어놓은 것이 정치권을 흔들어 놨다. 젊은 대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건이 커졌다. 침묵의 시간도 가졌는데 지금 심정은 어떤가?


담담하다. 당시 임 의원이 탈북자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잘못된 발언을 했기 때문에 사과를 요구했고, 본인이 사과를 했다. 사과에서 진정성이 느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렬한 사과를 한다는 표현을 해왔다. 더 이상 그 사건을 가지고 개인적으로 임 의원에게 따지거나 요구할 생각은 없다. 여기에(사과에) 더 토를 다는 것은 정치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것인가?


앞으로 임 의원의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 그 분이 탈북자와 북한인권에 대한 잘못된 발언을 사과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정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것이 진정한 것인지는 앞으로 이와 관련한 행동을 보고 판단해볼 생각이다. 지켜보겠다.


-임 의원의 사과 내용이 사실상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 의원은 하 대표를 변절자로 규정했지 탈북자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발뺌하고 있다. 같이 동석한 자리가 끝났음에도 임 의원이 탈북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계속 했다는 증언도 있는데.


음…그건 말하지 않았나. 그날 자리와 관련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페이스북 등에서) 밝힌 내용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임 의원의 ‘막말’ 발언에 놀라는 일반 시민들이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탈북자 단체는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본인은 임 의원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나?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들은 정치권의 영역일 것이다.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갈 문제는 아니다.  나는 임 의원과 민주당의 발전적 변화를 기대한다. 그것은 탈북자에 대한 견해, 북한인권에 대한 견해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녹음 내용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크다. 그러나 이미 임 의원이 사실을 인정한 이상 공인의 사생활 문제까지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녹음 파일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도 아니고, 사적인 술자리에서 이뤄진 이야기다. 나도 그것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한 것이 아니다. 반복적인 모욕을 참기 힘들었기 때문에 나온 행동이다. 발언이 너무 지나쳐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임 의원이 사과를 했기 때문에 녹음 내용까지 공개할 생각은 없다.


-임 의원이 전화를 해서 사과를 했다는 말이 임 의원실에서 들려온다. 임 의원이 전화로 무슨 이야기를 전해왔는가?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지인을 통해서 ‘통렬히 인정한다. 사과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을 전해왔다. 임 의원이 직접 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 사과를 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탈북자 2만 명의 명예가 훼손됐고, 국민들이 화가 난 내용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다.


-이번 사건을 경과하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지형,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느낀 것이 있나.


일단은 북한 문제가 아니고 탈북자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태도였다. 탈북자에 대한 태도는 일반 국민이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입에서 탈북자가 변절자라고 한 말이었다. 만약 정치인들의 이런 생각을 가지고 법을 만든다면 우리 탈북자나 북한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가 갈지 알 수 없다. 정치인들이 각성하지 않으면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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