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하면 북한은 그대로 붕괴한다”

백두산이 수십 년 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 국내 연구진들은 백두산 화산 주기를 볼 때 수년 내 폭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차분한 준비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화산 폭발이 논란이 되자 이해 당사자 중 하나인 중국이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중국 지진국지질연구중심 활화산연구실 쉬젠둥(許建東)주임은 “장백산(백두산) 산군에서 몇 년 내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쉬 주임은 지난달 17일자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에 “우리 세대에서 백두산이 화산 폭발하는 현상을 볼 수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북·중·러 국경지대는 지각의 판이 맞닿는 곳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땅속에서 균열이 일어나면서 생기는 보통 지진은 구조성 지진, 마그마가 솟아오를 때 생기는 진동으로 일어나는 지진은 화산성 지진이라고 불린다.

백두산에서는 마그마가 움직이면서 생기는 ‘화산성 지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마그마의 움직임은 화산 분출 전에 일어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다.

중국 국가지진국 천지화산관측소에 1999년 설치한 지진계에는 2002년 7월부터 최근까지 화산성 지진이 한 달에 최고 260여회까지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2006년 이후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산가스의 영향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나 천지 주변 암석 틈새 일부 수목이 고사되고, 온천수의 수온이 최대 83도까지 증가하는 현상도 발견되고 있는 점도 조기분화 가능성의 근거가 되고 있다.

수십 년 내 북한 화산폭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 10월에 열린 지질학회 추계학술발표에서 “중국 GPS(수평과 수직 변화 직접 측정)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2002년 8월부터 1년 동안 천지 북쪽 지형이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45∼50mm 이동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러한 수준의 이동이 계속 누적되면 수년 이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토론회에서 김상완 세종대 지구정보공학과 교수와 원중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등은 화산 폭발 직전에 일어나는 지표 상승이 백두산 천지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근거가 미약하다며 화산 폭발 가능성의 근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6∼2010년 일본 레이더위성(ALOS)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2009년 초까지 천지 동쪽 지표가 2∼3cm 올라왔으나 그 뒤부터는 천지 주변이 오히려 조금씩 가라앉았다. 화산폭발을 앞두고 지표가 수십cm씩 상승하는 것에 반해 백두산 천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백두산의 화산 분화 가능성에 대해 당사자 중 하나인 중국 측은 ‘안정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 제주도에서 열린 제5차 한-중-일 지진협력 청장회의에서 중국 지진국 인차오밍 부국장은 “최근 백두산 화산은 2006년 이후 오히려 더 안정화 돼 있는 상태”라며 수년 내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5년 사이 화산성 지진이 활발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2006년 이후 백두산 인근 지진 발생 빈도가 대폭 감소하는 등 안정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천지의 수온, 수질 검사 및 천지 주변 지표변형 여부 조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측 입장에는 백두산 폭발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 때문에 조사 결과를 소극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두산 일부가 위치한 중국 지린성 정부는 백두산 폭발로 인해 예상되는 홍수 피해에 대해 이미 수년전 자세한 연구를 실시해 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폭발 규모가 엄청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백두산은 약 1천 년 전에도 화산분출이 있었는데, 지난 4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강도는 화산폭발지수(VEI) 4였던 것에 비해, 당시 백두산 폭발은 VEI 7.4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VEI가 8이면 ‘슈퍼화산’이라고 불린다.

이렇듯 ‘조기폭발론’과 ‘안정론’이 제기되는 등 백두산 화산 폭발 시점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백두산이 활화산이란 점에서 언젠가는 폭발이 있을 수 있다는 데에는 관련 학계와 전문가들 모두 기정사실로 인지하고 있다. 다만 그 시점이 수십 년이 될지 수백 년이 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도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으로 지진 관측 자료 공유 등 중국 지진국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1년 6월경 발사 예정인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5호’를 통해서도 백두산 지표 변화 등에 관한 정보분석의 자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과 직접적인 협력이 필요한 만큼 통일부에서도 대비책에 고심이다. 우선 부내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것과 폭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과 그 시점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북한 내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도 큰 관심이다.

백두산의 화산 폭발은 백두산이 속한 행정구인 양강도와 인접한 함경북도와 함경남도가 직접적인 피해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이 폭발적으로 분화할 시 편서풍의 영향으로 함경남북도 일원의 철도, 도로, 전기, 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백두산 반경 약 100km 내에 광범위한 산사태와 산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대 윤성효 교수는 “천지 지하에서 발생하는 잦은 화산성 지진으로 인해 지하 암반에 틈새가 생기고, 그 틈새를 따라 천지에 담긴 20억t의 물이 흘러내려 지하 마그마와 만날 경우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는 초대형 화산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 재난에 북한 당국의 대처방안이 준비되어 있다고 보긴 힘들다. 백두산 화산이라는 ‘메가톤급’ 재난이 주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대형 인명,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복구 불가능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백두산의 화산폭발은 중국 동북3성에도 막대한 피해를 미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이 북한 챙기기에 발 벗고 나서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규모 인명피해와 난민발생, 대량탈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경북도 인구가 210만 명, 함경남도 310만 명, 양강도 70만 명 수준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노약자, 아동 등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인구 10% 수준인 50~60만 명의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또 물·식량·전기 등이 끊겨 이 지역의 주민들 대부분이 난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생존을 위해 함경북도 북부 쪽을 통한 대량 탈북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역의 대부분이 산간지역인 관계로 산불 피해에 따라 산속 깊은 곳에 보관했던 전시예비물자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함경도에 집중된 군수공장의 피해도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책제철소, 5·10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 청진조선소, 룡성기계련합기업소 등도 폐허가 될 것으로 보여 경제적 피해도 불가피하다.

함경북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 내부에서도 2000년 전후에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얘기가 나돌았었는데, 당국에서는 외부세력에서 북조선을 음해하기 위해 퍼뜨린 유언비어라면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급급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평양 외에 자연재해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피해가 발생시 해당피해 지역의 직접적인 피해 외에서도 타 지역으로 미칠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결국 북한 전역에 경제적, 심리적 영향을 미쳐 북한사회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사태를 잘 수습하지 못할 경우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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