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텔철거 한달…”설마가 현실로”

중국 지린(吉林)성 직속 창바이산(長白山) 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가 지난달 31일 백두산 북파 산문(山門) 안에 소재한 한국인 투자호텔에 대해 전격 철거를 단행한지 31일로 한달을 맞았다.

관리위가 철거를 강행한 온천별장호텔은 이달 초순께 철거작업이 모두 끝나고 현재는 완전히 공터로 변했다. 이 호텔을 운영했던 한국인 박범용 사장 부부는 졸지에 집을 잃고 옌지(延吉)에 있는 지인의 집에 임시로 거처를 옮기고 사실상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한달간 다른 호텔들도 공터로 변한 박 사장의 호텔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자신들도 같은 운명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창바이산국제관광호텔의 한 관계자는 “이후 추가 철거 움직임은 없었지만 지난번 철거 사건으로 다들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고 현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산문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가 외국인 투자호텔에 대해 설마 관리위에서 철거를 강행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관리위에서 호텔을 철거해버리자 다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백두산은 작년과 비교해서도 크게 늘어난 관광객으로 특수를 맞고 있다. 하지만 호텔들은 관광 성수기가 지나고 새 백두산 온천수 배관공사가 끝날 예정인 9월말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다.

백두산 호텔들은 대부분 온천수를 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만약 온천수 배관을 산문 바깥으로 돌려 버리고 온천수 공급을 중단한다면 꼼짝없이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 9월 관리위로부터 철거를 통보받은 이들 호텔 가운데 가장 먼저 철거를 당했던 박 사장은 현재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과 접촉을 유지하면서 대응을 준비 중이다.

특히 그는 강제철거가 진행되던 현장을 지켜보려다 부인 황옥순씨와 함께 철거요원에 의해 강제로 구급차에 태워져 관리위 소속의 한 건물에 일시 감금되는 봉변을 겪은 게 아직까지 마음의 큰 상처로 남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황씨도 “당시 사건으로 충격을 받고 20일 이상 바깥 출입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호텔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한편 우리 부부가 당한 불법감금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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