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관광이 가져올 유.무형 실익

내년 5월부터 남북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이 시작되면 남과 북에 유.무형의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

북에선 ‘혁명의 성산’이라고 하는 백두산은 남에선 ‘민족의 영산’임에도 중국을 거쳐야만 하는 사정 때문에 그만큼 심리적으로도 다소 멀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 백두산 직항로가 열리고 이를 통해 백두산을 오르는 남측 관광객이 많아지면 ‘민족의 영산’으로서 남측 국민들에게 한층 가까워질 전망이다.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길은 기존의 중국을 경유한 노선(인천-옌지 약 2시간30분, 옌지-백두산 육로이동 약 5시간)에 비해 5분의 1 수준인 1시간-1시간30분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은 추산했다.

삼지연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40분이면 천지를 볼 수 있으므로 이동시간만 따질 경우 인천공항에서 천지까지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지역을 통한 백두산 관광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회담 도중 쉬는 시간에 환담하면서 ‘백두산과 한라산의 교차 관광’을 언급함으로써 한때 성사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으나 후속조치 없이 유야무야됐다.

이때문에,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개시로 남측 국민이 ‘꿈에 그리던’ 금강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0년이 지나서야 백두산 직항 관광이 가능해졌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2004년 실시한 백두산관광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백두산 관광 선호도는 금강산보다 10.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연구원은 지난해 북측을 통한 백두산 관광이 실현되면 연평균 18만4천명, 월평균 1만4천897명의 남측 관광객이 백두산을 방문할 것으로 추산했다.

비행기로 2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 천지의 신비로움과 장군봉, 백두산 온천 등의 유명세는 충분히 남측 관광객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전문 인터넷 매체 ‘온바오’는 지난 4월 중국의 백두산보호개발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 중국측이 2005년 백두산 관광사업으로 관광객 50만명에 6천300만위안(75억원 상당), 지난해는 70만명에 1억위안(120억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고 전했다.

남북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은 이러한 중국측 백두산 관광수입중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직접관광에 따른 추가 수요를 창출해 남.북 양측에 실질적인 경제이익도 줄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직항 관광은 국제사회에서 백두산의 중국명인 청바이산(長白山)에 밀린 백두산의 이름을 되찾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이른바 ‘동북공정’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은 지난 1월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의 성화 채화를 백두산 천지에서 했으며, 개막 공연 등을 통해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長白山)을 집중 홍보했다.

또 지난해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백두산 일대에서 치르겠다는 구상을 발표했고, 백두산의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국제사회에 ‘창바이산’을 적극 내세우고 있어, 한국내에서 백두산의 실효적 지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백두산 관광이 본격화해 백두산에 한국인의 손길과 발길이 잦아지면, ‘백두산’이 국제사회에서 ‘창바이산’과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들을 가져올 백두산 관광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삼지연공항의 개보수를 비롯해 백두산의 주요 관광시설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며, 비바람이 심하고 겨울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51도까지 내려가는 등 기후조건이 좋지않아 관광 가능 기간이 매년 5~9월 사이에 불과한 제약도 극복해야 한다.

특히 조항원 남북관광공동체 대표는 “중국을 통해야 했던 백두산을 직항로로 갈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도 좋지만 백두산 관광을 계기로 북한지역에서 관광을 산업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평양을 비롯한 다른 북한지역과의 연계관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나치게 상징적인 의미에만 매달릴 경우 백두산 관광이 남측이나 북측에 만족할 만한 실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수 있다”면서 “후속 협의를 통해 관광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백두산 이외 지역과의 연계관광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