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개성관광 본격화되나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을 계기로 그동안 금강산에만 한정됐던 북한관광이 크게 다양화될 전망이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백두산관광 최대한 빠른 시일내 실시 ▲개성 시범관광 내달 15일 실시 ▲내금강 관광을 위한 답사 실시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17일 밝혔다.

현대측의 기대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연내 우리 국민들은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과 더불어 백두산과 개성, 내금강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측은 백두산 관광을 위한 경유지로 평양을 고려하고 있어 북측의 심장부인 평양관광도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같은 합의가 김 위원장과의 직접 면담에서 이뤄진데다 최근의 남북 화해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금강산 뿐 아니라 백두산.개성 등에서 관광이 이뤄지면 남북 교류 확대와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2003년에 평화항공여행사가 진행했던 평양.백두산관광이 별다른 이유없이 한달 반만에 중단된 뒤 아직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에서 보듯 금강산관광처럼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개성.백두산관광 어떻게 진행되나 = 다음달 15일 시범관광이 실시되는 개성관광은 도로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북측의 ‘OK사인’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2003년 개성공단 착공식에 맞춰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공단 가동이본격화된 이후에 진행하자며 시기를 조율해왔다.
개성은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옛 왕궁터인 만월대와 선죽교, 성균관,고려왕릉 등 유적지와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 등 관광지가 즐비하다.

개성까지는 경의선 도로를 이용해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당일여행이 가능하며 비용도 금강산관광보다 훨씬 저렴해 인기가 높을 것으로 현대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시범관광을 비롯해 관광 초기에는 당일 관광으로 진행하고향후에는 개성의 자남산여관을 보수해 숙박관광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중국쪽에서만 올라갈 수 있는 백두산도 이번 합의로 이르면 연내에 북측을 거쳐밟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 관계자는 “백두산은 북측에서는 ‘성지’로 여겨지며 잘 관리돼 왔다”면서 “북측에서 오르는 백두산은 중국쪽 백두산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백두산관광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을 거치거나 백두산 인근에 있는 삼지연공항을 이용하는 등 비행기를 통한 연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삼지연공항은 활주로 등에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측의 의도대로 내달 백두산 시범관광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평양 순안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평양관광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순안공항을 이용하게 된다면 평양을 둘러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의 숙소 20동을 쓰라고 하는 등 숙박시설도 충분해장기일정의 관광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내금강 관광이 답사를 통해 가능해지면 관광객 100만명 돌파를 계기로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금강산관광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 성사 가능성과 과제 = 그동안 현대아산이 추진해 온 사업들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조성사업을 제외하고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제대로 성사된 적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 회장과의 면담에서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테니 잘 해봐라”라며 힘을 실어줬다고 현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현 회장을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잇는 대북사업의 ‘선장’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도 있다.

대내외 여건도 좋다.

북측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화해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고 정부에서도 남북간 연계관광사업을 남북 화해의 중요한 열쇠로 생각하고있어 남북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남북간 풀어야 할 현안이 많아 장관급회담에서 관광분야에 대한 의제를 올리지 못했다”면서 “9월 열릴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북연계 관광 프로그램은 남측의 경주, 설악산 등과 북측의 금강산, 개성, 칠보산, 백두산 등을 하나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묶는 것이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관광대가가 관심인데 금강산관광에서처럼 적지 않은 비용을 북측에 지불한다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북 퍼주기 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

현대 관계자는 “아직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면서 “금강산관광처럼 많은 비용을 한꺼번에 지불해 사업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합리적인선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2003년 평화항공여행사가 평양관광을 시작했다 한달 반만에 중단된 사례에서 보듯 시작을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면밀히 준비해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평양에 사무실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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