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주 지사(57.민주)는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통이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97년 2월초부터 98년 8월까지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데 이어 2001년 1월까지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96년 11월 하원의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간첩죄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혼혈 미국인 에번 헌지커씨를 석방시키는 등 이번 방문에 앞서 네 차례나 방북하는 등 북한과의 친분을 유지해 왔다.
인디언과 스페인계의 혼혈로서 중남미계로 분류되는 그는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출생으로 70년 터프대를 졸업하고 71년 프레처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무부에서 일하다 73-75년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으로 일했다. 82년 뉴멕시코주 북부지역 제3지구에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96년까지 에너지 및 광물자원, 수자원 및 전력, 정보, 인권 등의 상임위, 소위, 특별위원회에서 활약했다.
그는 이번 방북에 앞서 지난 6월 이후 두차례에 걸쳐 북한측의 초청을 받고 미 행정부에 방북의사를 타진했으나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내달 5차 6자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방북을 허용, 그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8년 대선의 유력 후보군의 한 명으로 분류되는 그는 방북 성과에 따라 자신의 입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대학 정치학연구소의 래리 새버토 소장은 “리처드슨에게는 좋은 기회다. 다른 민주당 후보군들 가운데 누가 정부의 요청으로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리처드슨은 이번 방북을 정치적 이해와 연결시키는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국가안보가 달린 문제에 있어서 정치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민으로서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대북관계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 국제정치센터의 셀릭 해리슨 소장은 “리처드슨은 아주 예리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협상 방향과 관련해 유용한 것들을 간파해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