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명단 확인도 못한 우리당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이 26일 개성공단을 방문했으나 방북명단 최종확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취재기자 4명이 동행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정 의장의 이날 방북은 한반도 해빙무드에 편승, 남북 정상회담과 개성공단사업 지속추진의 필요성을 전달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 이를 위해 우리당은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 모두 80여명의 방북단을 구성하는 의욕까지 보였다.

하지만 우리당은 가장 기본적인 방북명단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이날 오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서야 취재기자 4명의 명단이 누락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이들 취재진에 대해선 통일부의 방북승인, 군사분계선 출입계획 사전허가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개성공단사업지원단 관계자는 “22일 우리당이 사업지원단에 통보한 명단에는 해당 취재기자 4명의 이름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최소 사흘 전에 조치돼야 하는 통일부 방북승인과 출입계획 사전허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당은 또 일부 의원들의 명단누락 사실도 전날에서야 확인, 부랴부랴 해당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방북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수찬(蔡秀燦) 의원은 “개성공단에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제서야 방북취소를 연락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당 관계자는 “추가 방북자 및 방북자 명단 교체를 접수받는 과정에서 실무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배경에는 우리당이 무리하게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다 빚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당은 당초 북측 민족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지난 15일 개성공단 방문을 급하게 추진했으나 무리한 일정추진으로 인해 26일로 돌연 방북을 연기했고, 이 과정에서 방북명단 확인이라는 기본사무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것.

북측소식에 정통한 우리당 관계자는 “사전조율 없이 북측 민간기관인 민경협을 통해 무리하게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다가 개성공단 사업을 맡고 있는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난색을 표명,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성공단 방문이 지연되면서 당이 추가신청자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최종 방북명단도 확인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우리당이 무리하게 방북을 추진하다 28일로 예정된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의 방북일과 겹치는 바람에 개성공단 방문 일정을 조정하는데 진통을 겪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당 관계자는 “15일 방북이 어려워지자 28일로 늦추려 했으나 정 전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일과 겹쳐 당이 다른 채널을 통해 26일로 재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정세균 의장을 영접키로 했던 북측 총국관계자는 정 의장이 현직 정 의장인지, 전직 정 의장인지 헷갈려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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