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시(市)·군(郡) 중학교 학생들의 집단체조 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간부나 돈주(신흥부유층) 자녀들은 뇌물을 주고 훈련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말 시작된 시, 군 학생들의 태양절 집단체조 훈련이 한창 진행중이던 이달 초, 각 학교학생들이 체육경기장에 모여 종합시연회를 실시했었다”면서 “집단체조 복장과 꽃, 신발에 이르기까지 훈련 참가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5만원인데, 가난한 집 학생들은 돈이 없어 불참신청을 해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간부, 돈주집 학생들은 돈을 내고 불참허용을 받는다”면서 “집단체조는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오전 수업 끝내고 오후에 학교 체육교사의 지도에 따라 저녁 늦게까지 훈련하고 있는데 비가오고 날씨가 추워도 춤동작을 맞추는 훈련강도가 세서 학생들의 피곤함과 허기를 가져오기 때문에 있는 집 자식들은 돈을 내고 훈련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평양시에서 진행되는 집단체조는 간식을 주거나 행사 뒤 선물이라도 주지만, 지방학생들의 집단체조는 벤도밥(도시락)하나 주지 않아 고생바가지”라면서 “4월 15일이 다가오면 간부나 돈주들은 자녀들을 집단체조명단에서 제외시키려고 허위진단서를 가져오거나 학교에 뇌물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70년대부터 시작된 태양절 기념 집단체조는 평양을 비롯한 각 지역 학교학생들의 연례적인 행사다. 80년대까지 학교 집단체조 비용과 복장은 국가공급으로 이루어졌지만 90년대 이후 학생들이 자체부담했다.
소식통은 “학생 부모들은 ‘4월은 새학기를 준비하는데 집단체조비용 때문에 생돈이 나가는 구멍 뚫린 달’이라고 말한다”면서 “부모들도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집단체조 훈련에 힘과 시간을 낭비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은 “집단체조 배경대(카드섹션)에 참가한 학생들은 종합훈련이 끝날 때까지 3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방광염에 걸려 장마당에서 약을 사먹으며 훈련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태양의 뜨거운 열이 우리 몸을 불태우고 있다. 즉 죽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4.15일을 야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1961년 9월 19일 평양 모란봉경기장에서 공연된 ‘노동당시대’를 현재 집단체조의 원형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규모가 커져, 2002년 김일성 생일 90돌을 맞아 10만명이 참가하는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해마다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