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훈련 때문에 장사도 못해 먹겠다”

천안함 사건 이후 시작됐던 북한 당국의 전쟁대비 조치가 7월까지 이어지면서 일반 주민들의 불만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현재 비정기적인 방공훈련이 수시로 전개하고 있으며, 일반주민들에게는 전시 비상배낭 소지를 의무화 하고 있다.


소식통은 “수시로 방공훈련이 진행돼 장마당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라면서 “보통 오후 3~4시에 사이렌이 울리면 방공호로 대피해야하는데, 예전에는 시장 상인들의 경우 그냥 매대에 앉아 있어도 됐지만 지금은 김치굴이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모내기 전투기간이라 오후에만 시장이 열리는데, 방공훈련 때문에 시장에 사람이 모이지 않아 장사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크다”고 덧붙였다.  


사이렌이 울리면 꽃제비라 불리는 부랑자들 조차 다리밑이나 건물안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평성 역 앞 광장 같은 곳은 아예 나갈 수도 없으며, 보안원(경찰)과 노동자 규찰대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방공훈련이 없는 시간에도 유동인구에 대한 보안원들의 단속이 부쩍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요즘은 보안원들이 길거리에 앉아 있는 것만 봐도 와서 성화를 부린다”면서 “‘지금이 어느때 인줄 아나? 준전시상태인 줄 모르나? 정세가 긴장하는데 어딜 돌아다니고 있어? 여행증명서 좀 보자’ 이렇게 나온다”고 말했다.


주요 지역 도로마다 설치되어 있는 1호초소에서 여행증명서 검열도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여행증명서가 없을 경우 담배나 돈을 바치면 해결이 되었는데, 지금은 저녁까지 붙잡아 놓고 되돌려 보내거나 2~3일 동안 모내기 전투에 내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부터 모든 주민들에게 전시 비상배낭을 소지하라는 특별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5월 18일에 비상배낭을 모두 소지하고 다니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면서 “외출 할 때는 집앞 시장을 갈때도 비상배낭을 메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비상배낭은 반드시 녹갈색이어야 하며, 배낭안에는 화생방용 흰색 천과 담요, 군용 칼과 삽, 쌀 1kg, 미숫가루 2kg, 소금 500g, 숟가락, 도시락 통, 비상함(바늘·실·칫솔·치약·단추·수건·비누 등)이 담겨야 한다.


소식통은 “식량이 없을 경우 비상배낭에서 식량을 꺼내 먹고 다시 채우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인민반에서 언제 확인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비상배낭에 식량을 넣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