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열리기 전에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늘 심은 밤나무에 열매가 열리기 전에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식목일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남과 북의 주민들이 금강산에서 함께 나무를 심으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유한킴벌리와 사단법인 평화의숲은 2일 북한 고성군 금천리 인근 9천여평의 지역에서 남측 신혼부부 70여쌍, 북측 주민 50여명 등 총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북한 출입국사무소에서 온정각으로 이어지는 관광도로를 타고 오르다 남강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보이는 금강산 산기슭에서 펼쳐졌다.

금강산 초입인 이 지역은 내금강과 달리 갈대 사이로 나무가 드문드문 보일 뿐이어서 북한 지역의 산림이 어느정도 황폐화했는지 짐작케 했다.

이날 심은 수종(樹種)은 3년생 밤나무로 땅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랄뿐 아니라 열매도 수확할 수 있어 낙점됐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땅이 질어 나무를 심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었지만 참석한 신혼부부들은 북한 지역에 나무를 심는다는 사실에 밝고 상기된 표정들이었다.

서울서 온 구미애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북한과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북측 주민은 “6.25전쟁으로 이 지역의 산림이 황폐화했으며 이후 몇번 복원을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면서 “오늘 행사를 계기로 산과 들이 기름져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민욱 유한킴벌리 전무는 “북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세대를 키워낼 신혼부부들과 평화를 상징하는 나무를 심게돼서 각별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2명이 1조가 돼 조별로 10그루씩, 총 1천200그루의 밤나무를 심었다.

평화의숲과 유한킴벌리는 15일까지 이 지역에 3만평의 밤나무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5년 후부터는 연 200t의 밤을 수확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행사에 참석한 북측 주민들은 별도로 나무심기 행사를 가져 북측 주민들과의 대화를 기대했던 남측 참석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밤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기 전에 통일이 돼 북측 주민들과 남북 구분없이 편하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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