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총장 ‘북한’ 행보 집중…북한도 메신저 활용?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반 총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를 찾았다. 유엔 수장이 펜타곤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북한이 한미의 대화제의를 거부하는 등 긴장국면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 국방부 방문은 외교가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 총장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템프시 합참의장 등을 비롯한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반 총장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30분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현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문제와 (북한의) 오판이나 오산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대북 행보는 최근 며칠 새 계속돼왔다. 반 총장은 17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부가 현재의 강경 노선을 바꾸고 협상 테이블도 돌아와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최근 한국 정부가 제안한 대화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실험과 위협, 그 외 도발적인 행동들에 대해 단호하고도 침착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최근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11일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에서 긴장이 지속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대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미국의 침착하고 원칙 있는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을 포함해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이웃 국가들은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날 오후 CNN 방송에도 출연, 한국어로 김정은에게 “진심으로 말씀드리겠다. 민족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 대화를 통해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 일어난 모든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시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북한에 방문할 의사를 줄곧 밝혀왔다”며 “방북으로 남한과 미국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국내에서도 개성공단 중단 사태 장기화 등 긴장국면이 고조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반기문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정동영 전 국회의원에 이어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9일 의원총회 자리에서 대북특사로서 반 총장 얘기를 꺼냈다.


문 비대위원장은 “북한에 신뢰받을만한 외국인사 카터나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올브라이트, 클린턴 등 국무장관도 될 수 있다. 국내인사 중에 박지원, 문성근도 가능하고, 최근 거론되는 반기문 사무총장도 아주 좋은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 내에서는 대북특사 카드는 시기상조라는 기류가 강하다. 다만 북한이 반 총장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이 미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대미(對美) 메신저로 활용했듯이 반 총장의 방북을 통해 국제사회의 유화적인 메시지를 밝히며 국면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엔 제재결의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불러들여 화해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