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홈페이지에 ‘F-15K 전투기는 살인기계’라는 글을 올리는 등 반전·좌파 성향을 드러낸 공군사관학교(공사) 4학년 생도가 지난달 적발돼 퇴교 조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공군 관계자는 13일 “개인 홈페이지에 좌파 불온서적의 내용이나 군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공사 4학년 생도 22살의 A 씨가 장교임관 부적합자로 판정돼 지난달 퇴교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군 정보당국은 지난 6월 A 씨가 개인 홈페이지에 ‘공산당 선언’을 비롯한 좌파 성향의 글과 ‘F-15K 전투기는 살인기계인데 군인인 게 괴롭다’는 내용의 글 등을 올린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공사 측에 통보했다.
이후 A 씨를 유심히 관찰해 온 공사와 군 정보당국은 A 씨가 장교로 임관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 지난달 9일 교육운영위원회(교운위)를 열어 퇴교 조치했다.
공사 관계자도 “A 씨가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교운위’측은 판단”하고 있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군기를 문란하게 한 책임을 물어 A 씨를 퇴교 조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된 뒤 중대장 및 대대장과 가진 면담에서 “4학년으로 진급하고 나서 앞으로 걸어야 할 군인의 길과 내 가치관에 대해 고민했고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선 이런 성향을 가진 A 씨가 4학년이 될 때까지 공사 측이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A 씨가 공사에 입교한 뒤 3학년 때까지 그런 성향을 나타낸 적이 없어 학교 측으로선 알 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사관생도가 반군·좌파 성향 문제로 퇴교 조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공사측은 A 씨 주변 생도 및 교관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생도들과의 개인 면담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