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아픔 달래는 南北가족

6.15공동선언 6돌 기념 제14차 남북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 이틀째인 20일 남과 북의 이산가족은 오전 개별상봉에 이어 오후 삼일포를 둘러보며 50여년 이별의 아픔을 달랬다.

북측 이산가족 99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남측 상봉단 1회차 407명의 숙소인 해금강호텔을 방문, 가족들이 묵고 있는 객실로 흩어져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선물을 주고받았다.

오후 1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오찬에서는 마지막 동석 식사라는 점 때문인지 서로 음식을 먹여주고 챙겨주면서 가족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북측의 동생 조병균(74)씨와 남측의 누나 조병옥(78)씨가 ’아리랑’을 선창하자 옆 테이블의 가족들도 일어나 어깨춤을 췄으며, 또다른 테이블에서는 박수를 치며 ’고향의 봄’을 부르기도 했다.

56년 전 세브란스 의대생이던 남편 리원옥(80)씨를 만난 남측 남명규(81) 할머니는 “영감이 자기는 아예 먹지도 않고 음식을 나한테 다 줬다. 스무 살 때 못 받았던 정까지 오늘 다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리원옥 할아버지는 “이 사람과 남은 생을 같이 살고 싶지만 인력으로 다 못할 일이니 어떡하냐”며 “통일이 될 때까지 지금 모습처럼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둘째 아들로 북측 큰누나 설영(70)씨를 만난 재영(63)씨는 “누나가 (학교에서) 늘 일등만 하던 분이라 개별상봉 끝나기 30분 전부터 먼저 나가야 한다며 일어서려고 해 혼났다”면서 “편찮으신 데가 없지는 않지만 비교적 건강하신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남측 최고령자인 김귀례(92) 할머니는 단체상봉과 개별상봉에서 큰아들 김준호(77)씨를 향해 “너를 보려고 오래오래 살았는갑다”며 “(북에) 가서 고생 안 하고 잘 살았냐”고 물었다.

아들 준호씨는 “50년 동안 한 번도 (어머니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8남매가 살아있다니 이런 경사가 어딨느냐”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남북의 가족은 이날 오후 3시께 오찬을 마치고 삼일포를 찾아 관광을 즐기며 단란한 한 때를 보냈다.

1회차 상봉단은 21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고, 22일부터는 남측 방문단 100명이 북측 가족들을 만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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