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대사관女, 영사관男’..대책은

탈북한 납북자 및 국군포로에 대한 주 중국 대사관과 선양(瀋陽)영사관의 ‘박대’ 파문이 한달 간격을 두고 연달아 터져나오면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납북 31년 만에 북한을 탈출한 오징어잡이 어선 `천왕호’의 선원 최욱일(67)씨는 지난 2일 중국 선양(瀋陽) 총영사관측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담당 직원과 통화하자 오히려 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질문받는 등 박대를 당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실망과 분노는 곧바로 외교통상부 홈페이지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 표출됐다. 외교부는 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11월에는 국군포로 장무환씨가 1998년 주중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여직원에 의해 거절당하는 동영상이 8년여 만에 재공개된 이른바 `대사관녀’ 사건 때문에 외교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외교부는 그때도 공식 사과를 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외교부측이 사과에서 한 걸음 나아가 탈북자 및 납북자 등에 대한 민원 업무 태도를 재점검, 방지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탈북자.국군포로에 대한 우리 재외공관의 `소홀한’ 처우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민원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태도 문제와 그런 태도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대사관 차원의 교육 부족이 자리한다.

또 예산부족으로 충분한 인력 보강이 되지 않아 1인당 처리해야 할 전화 업무가 폭주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전화를 받는 담당 직원이 대부분 정식 외교부 직원이 아닌 계약직 직원이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덜 느끼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당국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보다 구조적으로는 우리 정부의 애매모호한 탈북자 정책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납북자, 국군포로의 경우 법적으로 우리 국민이라는 대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남북 관계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부담 외에도 대부분의 탈북자 문제가 중국 영토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한-중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탈북자를 돕는데 심리적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영사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법적으로 중국의 출입국법 위반사범들로, 공안들에게 쫓기는 사람들이어서 공관 직원이 적극적으로 돕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평범한 우리 국민이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대응하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측은 이번 사건 이후 대책회의를 소집해 재발방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적으로는 ‘영사콜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점을 활용, 휴일에도 전화 업무가 많은 공관 등의 전화 업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을 상대로 ‘응대 요령’ 등 친절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탈북자 박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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