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오전 ‘2008년 한나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박 의장은 고승덕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달 4일 공개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당 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 왔고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의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한종태 국회의장 대변인은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라며 박 의장의 사퇴문을 대신 발표했다.
2010년 6월부터 18대 국회 후반기 의장인 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이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등에 이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4번째 의장이 됐으며, 비리관련 사건과 연루돼 퇴진한 의장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박 의장 돈봉투 사건은 “박 의장측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받았다가 되돌려주었다”는 고 의원의 증언으로 지난 1월 4일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박 의장의 사퇴는 일부 언론이 이날 그의 전 비서 고명진 씨가 2008년 전대 당시 고 의원 측에 건네진 문제의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보도한 직후 나온 것이다.
박 의장과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 정무수석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