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은 北인권참상 방조자로 기록될 것이다

내달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모의국회가 진행된다. 대학생 모의국회는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년째 열리고 있다. 국회가 ‘북한인권법’ 제정에 너무 소극적이다보니 대학생들의 행사가 매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17대 국회였던 2005년에 김문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처음 발의했다. 이후 18대 국회에서 황우여·황진하·홍일표·윤상현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해 최종안이 만들어 졌다.


법안은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이들의 기본적 생존권을 확보하고 인권의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이라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인권법은 정치적인 문제도 아니고 남북대결법도 아닌 동포에게 인도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법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권도 개선하지 못하고 남북관계만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이 인권법을 제정한다고 해서 북한이 대화를 안하는가,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는가? 김정일 눈치를 보면서 대는 핑계일 뿐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법안 상정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도 다수당으로서 인권법에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4월 임시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을 대할 면목이 없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말잔치에 그치고 있다.


한나라당이 계속 북한인권법 통과에 소극적일 경우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용도로 북한인권을 이용해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직권상정 법안 처리 우선순위에 있던 북한인권법을 상정에서 제외시킨 박희태 의장은 북한인권 참상의 방조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한나라당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한 행동을 보여야 할 때다. 과반수 이상의 의석으로 법안 통과의 키(key)을 가진 한나라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민주당의 반대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다면 우리는 한나라당이 북한인권을 거론하는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책상 서랍에 1년 넘게 방치돼 있는 북한인권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면 한나라당은 인권법 단독상정 의지를 밝혀야 한다. 이는 날치기가 아니라 민주당의 반역사적인 의사일정 방해를 바로 잡는 길이다.


국회의장은 북한인권법에 대해 직권상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시절 북한인권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북한인권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았는가? 야당의 배째라식 법안 통과 거부를 정치적 밀실 야합으로 수긍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2004년, 일본은 2006년에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정작 북한과 같은 민족인 우리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박 의장과 한나라당의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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