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우리는 ‘간디 식’ 무저항 무대응으로 간다”

8월 19일 경선을 앞둔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게 7월 한달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뜨거운 한 달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후보는 5월까지 폭발적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검증공방으로 박근혜 후보와 지지율이 좁혀졌다. 이 때문에 7월 한달 동안 지지율을 반전시키려는 박근혜 후보측의 거친 도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엘로카드’를 꺼내 들었음에도 이명박-박근혜 간의 검증공방은 계속 될 전망이다. 7월 10일부터는 ‘후보검증 청문회’가 열린다. 이때부터 본격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당 지도부가 양측에 ‘경고’와 ‘징계’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소폭이라도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박 후보 측이 검증공세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 후보 측은 ‘검증은 당에서’를 외치며 ‘무대응’ 방침을 밝혔다. 당내 검증기구를 통한 검증보다는 언론을 통한 공세에 치중하는 박 후보측의 ‘검증전(戰)’에 대응하면 할수록 의혹만 커져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1일 “앞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검증은 당 검증위에 맡긴다는 원칙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상대의 검증공세가 있더라도 무대응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우리는 ‘김대업 식 검증’을 거부하고 ‘간디 식 비무장 무대응’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 측을 향해 ‘NO 네거티브 실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박 후보측은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검증 공세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李 ‘선호도’ 朴 ‘지지도’

경선에서 20%를 반영하는 여론조사의 세부 룰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 경선방식(대의원 20%-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을 적용한 작년 5월 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당시 오세훈 후보가 홍준표, 맹형규에게 당심에서 뒤지고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승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분당 시나리오’까지 제기될 정도로 격렬했던 ‘경선 룰’ 파동에 버금가는 파열음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여론조사 질문방식에 대한 입장차가 분명하다. 이 후보 측은 “누구를 대선후보로 선호하느냐”라는 ‘선호도’를 주장하는 반면, 박 후보 측은 “(오늘이 투표일이라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지지도’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어느 방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호도’ 질문에는 이 후보 측이, ‘지지도’ 질문에는 박 후보 측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지도’ 질문에도 박 후보가 이 후보를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선정 문제 역시 난제다. 양측이 특정 여론조사 기관과 캠프간 ‘결탁설’까지 제기하는 상황인 만큼 양 캠프가 모두 찬성하는 여론조사 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 ▲여론조사 대상을 전 국민으로 하느냐, 경선참여 희망자만으로 하느냐 ▲질문을 1차로 끝내느냐, 2차까지 가느냐 ▲조사대상의 성과 연령대 구성비율을 어떻게 하느냐 등을 두고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간 거친 ‘검증공방’에 따라 국민의 비난의 목소리도 함께 상승하는 상황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7월, 두 주자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