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정일 위원장 건강하게 계속했으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0일 “김정일 위원장이 좀 건강하게 계속했으면 하는 마음도 강하게 갖고 있다.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아이러니컬하게도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해서 당분간 집권을 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가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키고 보다 유연한 사회로 만들어 놓고 후계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체제이고 김 위원장이 체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위기가 오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많다”며 “후계구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가 오면 아무래도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군부는 상대적으로 강경할 뿐만 아니라 특정 지도자가 없으면 집단지도체제로 갈 텐데 보통 집단지도체제는 강경하기 마련이어서 남북관계와 북핵문제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며 “북한 군부는 중국 군부 측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북식량지원과 관련해선 “김정일 위원장의 중병설이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식량지원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당장 해야 하는데 왜 10월로 연기하느냐”면서 “무엇이든 상대방이 아쉽고 필요할 때 도와줘야 고맙지, 그것을 기다려서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힘 빠지게 하면 고맙게 생각하겠느냐”고 대북지원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탈북자단체들은 김정일 독재체제에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인민들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반인권적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인단체총연합 한창권 대표는 ‘데일리엔케이’와 전화통화에서 “논할 가치조차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과거 정부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던 사람인데, 지금은 판단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고 일갈했다.

한 대표는 “햇볕이라는 자기 정체를 부정하기 싫어하는 발악의 극치”라며 “수백만의 국민을 굶겨 죽게 하고, 때려죽인 인류 최악의 범죄자 김정일에게는 개혁·개방을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김태진 대표도 “김정일이 건강하게 살아서 사람을 더 죽이라는 것과 같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박 의원의 문제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은 국제사회의 암과 같은 존재인데 그를 통한 북한사회 변화는 기대감조차 사치스럽다”며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조건 없는 지원이 있었는데도 지금도 굶주림의 고통과 살기 힘들다고 도망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차성주 사무국장은 “김정일 체제에서 개혁·개방을 흉내는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개혁·개방은 현 북한 체제의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며 “김정일 체제가 개혁·개방을 죽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박 의원은 2003년 실시된 대북송금 특검 결과 정상회담 직전 5억 달러를 북측에 비밀 송금한 ‘대북 뒷거래’가 드러나 복역한 뒤 지난해 대통령 특별사면에서 사면 복권됐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최근 민주당에 복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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