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18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현재 남북관계의 경색은 북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우리 정부의 잘못이라고 20일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북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며 “일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의 불필요한 발언으로 북한과 긴장관계에 있지만 이 대통령이 큰 결단을 해서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와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겠다는 말을 직접 한다면 (남북간) 무너졌던 신뢰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이런 조치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결과가 있고, 6자회담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발전하는데 촉매역할을 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의 요구가 있다면 식량과 비료를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하는 것은 조금 잔인하다”며 “(지금까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과 비료를 지원해왔는데 금년이 가장 심각함에도 이것을 먼저 요구해라 하는 것은 조금 굴복을 강요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영삼 정권 때도 북한의 요구가 없는데도 식량 15만t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며 “어려운 때 우리 정부가 식량과 비료를 조건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후보일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동교동에서 약 50분간 면담을 했다”며 “그 자리에 나도 함께 배석을 했는데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햇볕정책을 설명하자 5번이나 ‘저와 똑같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이 대통령께서 미국을 방문해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대북관계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도 햇볕정책이란 말씀은 안 했지만, 그 내용은 햇볕정책과 똑같은 얘기였다고 보스워스 전 주한미대사가 우리에게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전남 목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