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포함 ‘친일인명사전’ 공개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8일 일제시대 식민지배에 협력한 4천389명의 해방 전후 행적을 담은 ‘친일인명사전’을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하는 ‘친일문제연구총서’ 중 인명편인 ‘친일인명사전’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장면 전 국무총리, 무용가 최승희, 음악가 안익태, 홍난파, 언론인 장지연, 소설가 김동인 등 유력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이후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 씨와 장지연 선생의 후손들은 사전 발간을 앞두고 법원에 잇따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6일 모두 기각됐다. 연구소는 5일 박 전 대통령의 ‘만주국 군관 호소 혈서’ 관련 기사가 실린 ‘만주신문’ 1939년3월31일자 기사의 사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1994년 출간계획을 발표한 민족문제연구소는 2001년 편찬위원회를 출범하고 8년간 3천여종의 문헌 자료를 수집·분석한 후 250만 명의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확인·심의 작업을 거쳐 수록대상을 선정했다.



매국행위에 가담하거나 독립운동을 탄압한 반민족 행위자, 군수나 검사, 소위 등 일정 직위 이상 부일 협력자 등을 수록했으며, 대중적 영향력이 큰 교육이나 언론, 종교계 종사자와 지식인 등은 더 엄중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편찬 과정에는 150여명의 각 분야 교수와 학자 등의 편찬위원으로 참여했고 집필위원으로 180여명, 문헌자료 담당 연구자도 80여명이 투입됐으며 1999년에는 사전편찬을 지지하는 전국 교수 1만인 선언이 있기도 했다.



연구소는 애초 작년 8월 사전을 출간할 계획이었으나 수록 대상 인사들의 유족이 제기한 이의신청 처리, 발행금지가처분 소송 대응, 막바지 교열작업 등 실무적인 문제로 발행이 늦어졌다.



연구소 측은 “단순히 친일행적을 기록한 인물사전이 아니라 한국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역사 인물 정보의 집적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며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지성사에 충격을 던져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 측이 ‘친일인명사전’을 공개함에 따라 남한 사회 내 찬, 반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용공좌익세력들의 국가정통성 훼손을 기도하고 있다” “좌익이나 친북성향의 인사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연구진들이 친북성향이다” 등의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국론통합운동본부,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20여개 보수단체들은 민족문제연구소의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낮 12시 서울 용산구 숙명아트센터 앞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민족문제연구소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고 정략적 목적에 의한 친일조작, 역사왜곡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을 근거 없이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체제수호와 국가안보차원에서 민족문제연구소를 반국가이적단체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민족문제연구소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민족문제연구소의 해체를 촉구하는 대국민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연구소 측은 “전형적인 색깔론”이라며 “해방공간에서도 독재정권하에서도 친일세력은 반공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다. 친일에서 친미·친독재로 권력과 부를 좇아 기회주의적인 변절을 거듭한 자들과 반성하지 않는 그들의 후예들이 치부를 감출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반공”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의 형성성을 잃었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좌파 인물이나 월북 인사들에 대한 (친일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고 기준에 부합한다면 어떤 인물이라도 사전에 등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셜공유